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 대표팀 오타니 쇼헤이(에인절스)가 1라운드에서 맞붙었던 체코 대표팀의 모자를 쓰고 나타나 화제가 됐다.
2009년 WBC 우승 이후 14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일본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중인 슈퍼스타들을 대거 영입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2021년 아메리칸리그 MVP를 만장일치로 수상한 오타니의 WBC 출전은 팬들을 열광시켰다. 오타니는 이번 대회 타자로 5경기 타율 4할3푼8리(16타수 7안타) 1홈런 8타점 OPS 1.438, 투수로 2경기(8⅔이닝) 2승 평균자책점 2.08로 활약하며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활약을 했다.
오타니는 야구 실력 뿐만 아니라 상대팀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며 인성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1라운드를 4전 전승으로 통과한 일본은 8강전에서 이탈리아를 9-3으로 격파하고 4강에 올랐다. 일본 대표팀은 지난 17일(한국시간) 4강 토너먼트가 열리는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도착했다. 공항에 모습을 드러낸 오타니는 1라운드에서 만났던 체코 대표팀의 모자를 쓰고 나타났다.
자국에 프로리그가 없는 체코는 본업이 따로 있는 ‘투잡’ 야구선수들이 주축이 돼 대표팀을 구성했다. 프로선수가 없음에도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는 모습은 야구팬들에게 감동을 줬다. 특히 오타니를 상대로 3구삼진을 잡아낸 체코 선발투수 온드르제이 사토리아가 덕아웃에서 오타니를 삼진 잡은 공을 들고 기뻐하는 모습은 보는 사람을 모두 웃게 만들었다. 오타니 역시 자신의 SNS를 통해 체코 대표팀을 향해 ‘Respect(존경한다)’라고 말했다.
체코와 훈훈하게 경기를 마친 오타니는 이번 대회에 진심을 임했던 체코 대표팀을 잊지 않았다. 체코 대표팀의 모자를 쓰고 4강전이 열리는 미국으로 향했다. 체코 대표팀 모자를 쓰고 공항에 나타난 오타니를 보고 체코 대표팀 주장 페르트 지마는 트위터를 통해 “쇼헤이, 체코 모자가 잘 어울린다. 고맙다”라는 글을 남겼다.
페르트 지마는 이번 대회에서 지명타자를 맡아 4경기 출전해 타율 1할8푼2리(11타수 2안타) 1득점 OPS .523를 기록했다. 타격 성적은 썩 좋지 않았지만 중국전에서 9회 중요한 2루타를 날렸고 득점까지 성공했다. 체코는 중국전에서 8-5로 승리하며 1승 3패로 1라운드 B조 4위를 기록했다. 조별리그 최하위를 피하면서 3년 뒤에 열리는 2026년 WBC에 자동 출전 자격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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