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에 홀드왕 출신 정우영 같은 사이드암 투수가 한 명 더 생겼다. 주인공은 라온고 출신 신인 박명근.
박명근은 지난해 라온고에서 13경기(51⅔이닝)에 등판해 4승 1패 평균자책점 1.21로 활약했다. 볼넷 11개, 탈삼진 68개, 피홈런은 단 1개. 지난해 TV 프로그램 ‘최강야구’에서 최고 154km 직구로 주목을 끌었다.
2023 신인 드래프트에서 3라운드로 LG의 지명을 받은 그는 키는 174cm로 작은 체구이지만 우완 사이드암으로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다. 그래서 '리틀 정우영'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미국 애리조나 캠프에서 박명근과 짝을 이뤄 훈련했던 정우영은 "컨트롤이 좋다. 공이 가슴 주위로 오고 벗어나지 않는다"고 칭찬했다.
박명근의 뛰어난 슬라이드 스텝은 또 다른 장점으로 꼽힌다. 1루에 주자가 있을 때 박명근의 슬라이드 스텝이 1.1초대라는 것이다. 박명근은 투구폼이 백스윙이 크지 않고 빠르게 팔스윙을 한다. 키가 작아 슬라이드 스텝에서 시간 단축이 가능한 듯.
박명근은 지난 15일 대구 삼성전에서 선발 김유영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나섰다. 2⅔이닝 동안 안타 1개만 허용했을 뿐 무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봉쇄했다. 삼진 2개를 곁들였다. 그는 뛰어난 슬라이드 스텝을 바탕으로 2회 삼성 피렐라의 2루 도루를 저지했다.
박명근에게 시범경기 첫 등판 소감을 묻자 "크게 부담은 없었다"고 대답했다. 피렐라의 2루 도루를 저지한 비결에 대해 "(박)동원 선배님께서 송구를 잘해주신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취재진이 '점점 구위가 좋아진 것 같다'고 하자 "크게 느끼지 못했는데 마운드에서 던지다 보니 저도 모르게 몸이 적응된 것 같다"고 말했다. 삼성 타자들은 박명근의 투구에 배트가 밀리는 모습이 수 차례 나왔다. 이에 "아무래도 처음 보는 유형이라 그런 것 같다"고 했다.
주변 사람들은 박명근의 데뷔 첫 등판에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친구들이 '네가 TV에 왜 나오냐'면서도 '경기 잘 봤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시범경기 첫 등판을 마친 뒤 투구 동영상을 모니터링하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계속 체크해야 하는 단계다. 투구 폼과 공 상태를 확인했다. 변화구가 약한 느낌"이라고 스스로 평가했다.
박명근의 시범경기 첫 등판을 지켜봤던 염경엽 LG 감독은 "자기 공을 던지더라. 어떠한 상황이든 자기 공을 스트라이크 존 안에 넣을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며 "벤치에서 그만큼 신뢰할 수 있다는 의미다. 도망 다니지 않고 안정감을 심어주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또 "투구 동영상을 볼 때보다 실제로 던지는 게 훨씬 더 좋더라. 명근이도 나도 복이라고 봐야지. LG에서 신인 선수를 캠프에 데려가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내가 직접 봤기 때문에 데려간 거고 명근이도 빨리 기회를 얻게 된 것"이라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