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내야수 최주환(35)이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사소한 습관부터 변화를 줬다. 일단 지금까지는 좋다.
아직 시범경기 기간일 뿐이지만 작년과 비교하면 몸놀림은 가볍다. 표정도 밝다. 그래서 올해 기대를 모은다.
최주환은 지난 13일부터 시작된 시범경기에서 좋은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다. 4경기에서 안타는 3개 뿐이지만 타구의 질이 좋다. 스윙도 가볍고 경쾌하다.
시범경기 첫 날에는 삼성 라이온즈 상대로 홈런도 쳤다. 4경기 동안 타율은 3할3푼3리. 크게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그의 자신감, 원하는 대로의 타격, 그간 자신의 설정해 둔 루틴과 습관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최주환은 자신감 가득하다. 두산맨으로 오래 뛰다가 FA 자격을 얻고 SSG 랜더스 유니폼을 입고 뛰고 있는데, 지난 2년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컸다. 한 번 꼬인 게 조급함으로 이어졌고 잘 풀리지 않았다. 게다가 부상 때문에 애를 먹기도 했다. 지난 2년은 마음 고생이 심했다.
코칭스태프에서 최주환이 살아날 수 있도록 도우려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지난 2021년 116경기에서 타율 2할5푼6리 18홈런 67타점을 기록한 최주환은 지난해 97경기에서 타율 2할1푼1리 9홈런 41타점에 그쳤다.
절치부심하고 겨울을 보냈다. 일단 변화는 눈에 띄었다. 지난 2월 미국 플로리다 캠프에서 만난 최주환은 반갑게 웃으며 “성형했어요”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체중 7kg 감량했다. 비시즌 동안 ‘PT 성형’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옆구리 부상이 있었던 2019년을 제외하면 그 PT를 했던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성적이 좋았었다. 그때는 순발력도 좋았고 배트 스피드도 빨랐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두산 시절인 2020년 때 몸 상태다”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를 거쳐 시범경기를 통해 정규시즌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 1차 캠프 때 다짐했던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 사소한 습관에서 그를 달라지게 만들었다.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만난 최주환은 “다 바뀐 듯하다. 건강도 많이 신경쓰고 있다. 작은 습관부터 많이 변했다. 비시즌 때 건강식으로 챙겨먹고 규칙적인 운동으로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일본의 스타이자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투타 겸업’으로 최고의 선수로 자리잡은 오타니 쇼헤이의 인터뷰도 그에게 자극을 줬다.
최주환은 “오타니가 인터뷰를 한 걸 봤다. 그 선수를 보면서 정말 어릴 때 생각이 많이 났다. 때로는 무언가에 몰두하고 미치기도 해야 하는 듯하다. 다른 나라 선수지만 인정할 부분은 인정해야할 듯하다. 타고난 것보다는 엄청난 노력으로 많은 것을 이루고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운동도 많이 했지만 사소한 것부터 변화를 많이 줬다”는 최주환. 이진영 타격 코치도 그런 그의 모습이 기특하다. 이 코치는 “부상으로 타격 밸런스가 많이 깨지기도 했다. 그런데 이제 건강하고 지난 시즌 후반부터 스스로 많이 깨달은 듯하다. 생각도 조금씩 바꾸는 중인 듯하다”고 칭찬했다.
최주환은 “많이 좋아진 듯하고 자신감도 다시 생겼다”고 전했다. 그만큼 코칭스태프도 기대를 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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