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최근 몇 년간 외국인 타자 잔혹사에 시달렸다. 지난해에도 리오 루이즈(타율 1할5푼5리(84타수 13안타) 1홈런 6타점 10득점)에 이어 대체 선수 로벨 가르시아(타율 2할6리(136타수 28안타) 4홈런 19타점 21득점 4도루) 모두 실패했다.
지난해 외국인 타자만 제 몫을 해줬다면 LG의 운명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그만큼 외국인 타자의 부진이 아쉬웠다. 올 시즌 LG의 새 식구가 된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등록명 오스틴)이 삼성과의 시범경기 2연전에서 좋은 인상을 남겼다.
지난달 미국 애리조나 캠프 도중 왼쪽 옆구리 통증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오스틴은 15일 삼성전에 첫선을 보였다. 5번 지명타자로 나선 오스틴은 1회 유격수 플라이, 3회 볼넷을 기록하고 4회 대타 김민성과 교체됐다. 그는 KBO리그 데뷔전을 치른 뒤 "오늘 컨디션은 좋았다. 첫 경기라서 첫 타석에서는 아직 감각이 무딘 느낌이었다. 하지만 무엇보다 경기에 나섰다는 것이 기분이 좋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오스틴은 16일 경기에서 첫 안타를 신고했다. 0-0으로 맞선 2회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첫 타석에 들어선 오스틴은 삼성 선발 양창섭과 볼카운트 0B-1S에서 2구째를 때렸다. 유격수 이재현이 타구를 잡기 위해 몸을 날렸으나 외야로 빠져나갔다.
4회 1사 후 볼넷을 고르며 멀티 출루에 성공했다. 양창섭의 1루 견제에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귀루하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6회 선두 타자로 나선 오스틴은 삼성 5선발 후보 장필준과 풀카운트 접전을 벌였으나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지난해까지 LG 지휘봉을 잡았던 류지현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은 오스틴에 대해 후한 점수를 줬다. 그는 "오랫동안 LG 외국인 타자 리스트 최상위에 있었던 선수였다. 정교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2경기 만에 첫 안타가 나온 점도 긍정적인 신호다. 류지현 해설위원은 "첫 안타 시기가 진짜 중요하다. 팬, 동료, 벤치에서 기대하는 게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오스틴의 올바른 태도를 높이 평가했다. 그는 "경기 전에 훈련을 지켜봤는데 굉장히 진지한 모습이었다. 외국인 타자는 몸을 사리는 경우가 꽤 많은데 귀루할 때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들어가는 걸 보니 누상에서도 열심히 하는 선수"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오스틴은 지난 2018년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뛰면서 통산 126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2푼8리(333타수 76안타) 11홈런 42타점 40득점 OPS 0.676을 기록했다. 마이너리그 트리플A 통산 성적은 289경기 타율 3할1리 45홈런 174타점 OPS .883이다.
지긋지긋한 외국인 타자 잔혹사를 끊어낼 인물로 기대를 모으는 오스틴은 "작년에 팀이 좋은 성적을 냈던 만큼 팀에 대한 기대가 크다. 항상 팀에 보탬이 되고 싶고 팬분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시즌을 보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