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4km 던지고 기습번트로 흔들고…오타니의 진심이 4강에 닿았다 [오!쎈 도쿄]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03.16 22: 32

마운드에서 164km를 힘차게 뿌리면서 타석에서는 기습번트로 상대 내야진을 흔든다. 오타니 쇼헤이(29)는 투타에서 진심을 다해, 전력을 다해 플레이 했다. 오타니의 진심이 일본을 5회 연속 WBC 4강으로 이끌었다. 
오타니는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 토너먼트 8강전에 선발 투수 겸 3번 타자로 나섰다. 투수로 기록은 4⅔이닝 4피안타 1볼넷 2사구 5탈삼진 2실점으로 인상적이지는 않았다. 타석에서도 번트 안타 1개를 제외하고는 특별한 기록은 없었다.
하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오타니는 이날 누구보다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 던졌고 뛰었다. 오타니는 1회부터 힘찬 기합 소리와 함께 힘을 쏟아부었다. 2회에는 164km의 구속을 찍으면서 이날 오타니가 얼마나 파워 피칭을 하고 있는지를 알렸다. 그렇게 4회까지 오타니는 힘을 유지하는 듯 했다.

4회초 2사 1,2루 오타니가 매스트로보를 외야플라이로 처리하고 주먹을 불끈쥐고 있다.2023.03.16/spjj@osen.co.kr

그러나 5회부터 힘이 떨어지는 기색이 역력했다. 평소의 오타니라고 생각하기 힘들었다. 오타니는 5회 1사 후 하위 타선인 벤 데루지오에게 변화구를 던지다 몸에 맞는 공을 허용했다. 악력이 떨어진 듯 했다. 이후 데이빗 플레처에게 우전 안타를 내주면 서 1사 1,3루 위기에 몰렸다. 이후 살 프레릭은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 냈지만 니키 로페즈에게 다시 변화구를 던지다 몸에 맞는 공을 내줬다. 결국 2사 만루 위기에 처한 오타니였고 도미닉 플레처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고 내려왔다. 
비록 오타니는 5회를 채우지 못했고 실점도 했지만 오타니가 진심을 다했다는 것은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과 도쿄돔의 팬들 모두 알고 있었을 것이다.
타석에서도 오타니는 다소 꼬일 법한 흐름을 풀어내며 대량 득점의 기점 역할을 했다. 일본은 1회 무사 1,2루 기회를 놓쳤고 2회에도 볼넷 2개를 얻고도 득점을 얻지 못했다. 그러나 3회 1사 후 곤도 겐스케가 볼넷을 얻어내며 기회를 잡았고 오타니가 꼬인 매듭을 풀었다. 오타니는 이탈리아 내야진이 수비 시프트를 펼치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3루쪽으로 기습 번트를 댔다. 이탈리아 마운드의 조 라소사는 당황했고 1루에 악송구를 했다. 오타니는 살았고 곤도는 3루까지 향하며 1사 1,3루 득점 기회를 창출했다.
결국 요시다 마사타카의 유격수 땅볼로 일본은 선취점을 얻었고 이후 오카모토 카즈마의 좌월 스리런 홈런으로 4-0의 리드를 잡았다.
오타니의 존재감은 이탈리아 마운드에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4-2로 추격을 당하던 5회 선두타자로 나선 오타니는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스트레이트 볼넷이었다. 이후 요시다의 사구, 그리고 부진했던 무라카미의 적시 2루타로 이어졌다. 뒤이어 등장한 오카모토도 2타점 2루타를 터뜨렸다. 두 번의 빅이닝에 모두 오타니가 포함돼 있었다. 특별한 활약을 하지 않았도 특별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일본은 9-3으로 이탈리아를 꺾었다.
일본은 이제 4강이 열리는 미국 마이애미로 향한다. 푸에르토리코와 멕시코의 8강 승자와 오는 21일, 4강전을 치른다. 
3회말 1사 1루 오타니가 기습번트로 안타를 만들고 있다.2023.03.16/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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