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슈퍼루키였다.
KIA타이거즈 신인투수 윤영철(19)이 멋진 시범경기 신고식을 했다.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에 선발등판해 4이닝 2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팀은 2-3으로 패했지만 슈퍼루키의 호투에 웃었다.
위기도 없던 것은 아니었다. 1회 2사후 이정후 안타와 볼넷을 내주고 위기를 불렀으나 삼진으로 뺏어내 실점을 막았다. 2회는 삼자범퇴. 3회는 삼진 2개를 곁들여 1피안타만 내주고 영의행진을 이었다. 4회는 러셀과 박주홍을 땅볼로 잡고 임지열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경기를 마쳤다. 7번째 탈삼진이었다.
윤영철 특유의 마운드 운영 능력이 빛났다. 볼넷 1개만 내줄 정도로 자신의 밸런스로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했고 유인구도 뛰어났다. 7개의 탈삼진도 빛났지만 땅볼을 유도하는 능력도 보였다. 긴장한 얼굴 같으면서도 살짝 살짝 웃으며 경기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도무지 19살 투수 같지 않았다.
특히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둔 천재타자 이정후와 승부에서도 배짱을 보였다. 1회 2사후 만나자 초구(직구)를 던졌다. 이정후를 의식했는지 힘을 주는 모습이 역력했다. 그러나 가벼운 스윙에 걸려 우중간 안타를 맞았다. 윤영철은 '역시 세네~라는 의미인지 씨익 웃었다. 다음타자는 볼넷을 내주고 실점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5번타자 박주홍을 삼진으로 요리하고 위기를 넘겼다.
두 번째 만남에서 설욕했다. 3회말 2사후 이정후가 올라오자 또 직구를 뿌려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그리고 또 바깥쪽을 공략했다. 초구를 지켜본 이정후가 방망이를 내밀어 2루쪽으로 타구를 날렸으나 유격수가 기다리고 있었다. 타자를 요리하는 솜씨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윤영철은 중견투수 임기영과 5선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임기영은 13일 한화와의 첫 등판에서 2이닝 2피안타 3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퍼포먼스로 1군 경쟁력을 확실히 증명했고 경쟁에 확실하게 불을 지폈다. KIA의 시범경기에 흥미만점 관전거리가 생겼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