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과는 다르다. KIA 타이거즈 미완의 천재 김도영(20)이 데뷔 시즌에 이어 또 다시 시범경기에서 뜨거운 타격을 하고 있다.
김도영은 15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범경기에서 2안타(1홈런) 2타점 2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지난 13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 1도루를 기록했다. 14일 한화전을 포함해 3경기 연속 안타 생산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3경기에서 2홈런을 터트리는 장타력이 인상적이었다. 13일 한화전은 외국인투수 페냐의 몸쪽 151km짜리 직구를 가벼운 몸통 스윙으로 왼쪽 담장을 넘기는 기술력을 과시했다. 15일 키움전은 에릭 요키시의 초구 투심(141km)를 끌어당겨 좌월 아치를 그렸다.
사실 시범경기 성적으로 정규시즌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이미 김도영은 작년 시범경기에서 타율 4할3푼2리의 눈부신 타격 1위에 올랐지만 개막이 되자 1군 주력투수들의 공을 이기지 못했다. 좌우상하 제구, 위력적인 직구, 떨어지는 변화구에 속수무책이었다.
올해는 작년과 확연히 달라진 점들이 있다. 일단 3경기만에 홈런이 두 개나 나왔다. 홈런을 노리고 스윙하는 것이 아닌데도 정타와 장타가 나온다. 작년에는 45타석에서 2홈런이었다면 올해는 13타석에서 벌써 대포 두 방을 쏘아올렸다. 방망이를 잡는 손을 내리고 보다 간결한 스윙으로 바꾼 타격폼의 위력이다.
스스로 밝혔듯이 처음으로 스프링캠프를 완주한 것도 있다. 작년 함평에서 실시한 스프링캠프에서 코로나19에 걸려 시작을 함께못했다. 국내 캠프인데다 뒤늦게 합류하느라 기술적, 체력적으로 제대로 준비를 못했다. 올해는 애리조나와 오키나와 캠프까지 충실한 훈련을 통해 단련했다. 확실히 스윙에 힘이 붙었다.
실패 경험도 무시 못한다. 작년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개막전 리드오프로 나섰으나 부담감에 무너졌고 백업으로 밀려났다. 1년 내내 1군 풀타임으로 있으면서 보고 듣고 경험한 것이 내공으로 쌓였다. 떨어지는 변화구에 대한 대응 등 적응력이 좋아졌다. 작년 전반기 타율 2할2푼이었지만 후반기는 2할8푼3리까지 끌어올렸다. 타석에서 보다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됐다.
김도영이 일찬 타격을 한다면 KIA에게는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따라온다. 리드오프로 타격과 주루까지 공격의 첨병 노릇을 기대받고 있다. 출루하면 도루, 득점까지 이어지는 김도영 방정식의 시전이 가능하다. 도루왕 박찬호, 6월 돌아오는 최원준과 함께 뛰는 야구를 이끌 수 있다. 김도영이 '진짜 뜨거운' 2년 차를 예고하고 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