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투수 최충연은 지난 1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세이브를 따냈다. 하지만 내용이 썩 좋지 않았다.
최충연은 3-1로 앞선 9회 팀의 6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안상현과 최경모를 외야 뜬공으로 유도하며 가볍게 아웃 카운트 2개를 챙겼다. 2사 후 김민식의 볼넷, 오태곤의 우전 안타, 김규남의 볼넷으로 만루 위기에 내몰렸다. 최충연은 김정민을 3구 삼진으로 제압하며 2점 차 승리를 지켰다.
다음날 취재진과 만난 박진만 감독은 최충연의 첫 투구를 지켜본 소감에 대해 "최충연은 아직 페이스가 덜 올라왔다. 재능 있는 선수이고 캠프동안 준비 많이 했다. 어제 날씨 영향도 있었을 거다. 경기를 치르면서 점차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충연은 "오키나와에 (좋은 투구 밸런스를) 두고 온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며 다음 경기에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15일 대구 LG전. 이날 경기조에 포함된 최충연은 1⅓이닝을 깔끔하게 지웠다. 6회 2사 2,3루 위기 상황에서 좌완 이재익을 구원 등판한 최충연. 김민성을 우익수 플라이로 유도하며 상대의 공격 흐름을 끊었다.
7회 선두 타자 이천웅을 좌익수 플라이로 유도한 데 이어 허도환을 루킹 삼진으로 잡아냈다. 2사 후 홍창기의 우전 안타와 2루 도루로 2사 2루가 됐지만 손호영을 스탠딩 삼진으로 제압했다. 이닝 종료. 최충연은 8회 사이드암 우규민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이날 임무를 마쳤다.
이날 삼성은 LG를 14-8로 격파했다. 최충연은 경기 후 "주자가 쌓인 상황에 올라갔지만 '아웃 카운트 하나만 잡고 내려가자'고 생각했고 부담 없이 던졌다"고 말했다. 또 "한국에 들어와서 투구 중심을 낮췄다. 자연스럽게 투구 밸런스가 많이 좋아지고 공에 힘이 실리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진만 감독은 캠프 결산 인터뷰를 통해 최충연을 투수 MVP로 선정했다. 그는 "본인 스스로 약속한 1000구 이상을 소화했고 실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개인 훈련을 열심히 하는 것은 물론, 팀에 파이팅을 불어넣어 준 점도 고마웠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권오준 코치는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 '라이온즈 TV'와의 인터뷰에서 "충연이가 좋아지는 모습을 계속 보여줬다"고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이에 최충연은 "기회를 많이 주시는 만큼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충연이 제 몫을 해준다면 삼성 계투진은 한층 더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진만 감독이 "최충연이 투수 가운데 키플레이어"라고 강조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