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5)가 이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계기로 한국야구가 조금 더 체계적으로 국제대회를 준비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WBC를 마치고 지난 14일 귀국한 이정후는 15일 곧바로 팀에 합류했다. 2009년 준우승 이후 2013년(타이중), 2017년(고척) 대회에서 모두 1라운드에서 탈락한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14년 만에 1라운드 통과를 노렸다. 하지만 일본 도쿄에서 열린 1라운드에서 2승 2패를 기록하며 아쉽게 B조 3위에 머물렀다. 8강 진출에 실패하면서 3개 대회 연속 1라운드에서 탈락하는 아쉬운 결과를 냈다.
“모두가 열심히 했지만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라고 말한 이정후는 “실력 내에서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변명의 여지가 없다. 다음 대회가 열리기 전까지 3년 동안 다시 성장하고 우리나라 야구가 발전해야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대회를 마친 소감을 전했다.
첫 경기 호주전에서 7-8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한 한국은 숙명의 라이벌 일본을 상대로 반전을 노렸지만 4-13으로 참패를 당하며 8강 진출의 꿈이 좌절됐다. 한국과의 격차를 여실히 보여준 일본은 4전 전승으로 8강에 진출했다.
“이전에도 말했지만 일본 투수들의 공은 정말 처음 보는 공들이었다”라고 감탄한 이정후는 “그만큼 투수들이 강력한 공을 던졌다. 한국도 좋은 투수들이 많지만 타석에서 느껴지는 공 끝, 공의 힘이 달랐던 것 같다. 그리고 제구력도 확실히 코너 구석구석으로 잘 던졌다”라고 일본 투수들의 수준이 대단했다고 말했다.
한일전에서 큰 점수차로 패한 것을 아쉬워한 이정후는 “너무 크게 지고 말았다. 그래도 일본에서 배울 점은 배워야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사실 국제대회가 있을 때만 대표팀을 소집한다. 그런데 일본은 매년 대표팀을 소집해 경기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KBO가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지만 친선경기 같은 것을 많이 하면서 어린 선수들이 대표팀 경험을 많이 쌓을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라며 선수들이 국가대표 경험을 많이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사무라이 재팬’이라는 국가대표팀 브랜드를 만들어 상시 국가대표팀을 운용하고 있다. 성인 대표팀 뿐만 아니라 U-23, U-18, U-15, U-12, 여자야구 등 성별·연령별 대표팀을 통합적으로 운용하고 있다. 이번 WBC를 앞두고도 지난해 11월부터 대표팀을 소집해 평가전을 치르며 체계적으로 대회를 준비했다.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으면 느낌이 다르다”라고 말한 이정후는 “이번 대회에 어린 선수들이 많았는데 큰 무대에서 바로 첫 경기를 하다보니까 긴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선수들이 미리 국가대표 경험을 쌓으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이런 것은 KBO와 협회 등이 생각해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선수들은 만약 연습경기 같은 것을 잡으면 나가서 열심히 하고 경험을 쌓으면 된다”라고 말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