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주장 정우람(38)이 첫 실전 등판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마쳤다.
정우람은 15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펼쳐진 2023 KBO리그 KT와의 시범경기에 구원등판, 8회 1이닝을 삼자범퇴로 막았다. 6-4, 2점차 리드 상황에서 올라와 첫 등판에서 홀드를 챙겼다.
8회 선두타자 정준영을 8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1루 내야 뜬공으로 잡은 정우람은 박경수와도 7구 풀카운트 승부를 벌였다. 이번에도 같은 1루 내야 뜬공 아웃. 다음 타자 김민혁도 2루 땅볼 유도하며 삼자범퇴했다.
총 투구수는 19개로 스트라이크 11개, 볼 8개. 최고 139km 직구(9개)를 비롯해 체인지업(5개), 투심(3개), 슬라이더(2개) 등 4가지 구종을 던졌다. 좌타자 상대로는 잘 쓰지 않았던 체인지업을 던지는 등 테스트 성격이 강한 등판이었다.
1985년생 만 38세로 한화 팀 내 최고참인 정우람은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요청으로 주장 완장을 찼다. 최고참 선수가 주장을 맡는 것은 이례적이지만 정우람은 흔쾌히 받아들였다. 이미 지난해 후반기부터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으며 팀 규율을 다잡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미국 애리조나, 일본 오키나와로 이어진 스프링캠프 기간 실전 등판을 하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착실히 준비했다. 수베로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정우람의 등판 시기에 대해 “곧 보게 될 것이다. 매년 자신의 페이스에 맞춰 준비하는 선수다. 저연차도 아니고, 시즌 개막까지 본인이 어떤 것을 해야 할지 잘 알고 있다”고 신뢰를 내비쳤다. 첫 등판부터 깔끔한 삼자범퇴로 수베로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한화는 현재 1군 선수단에 좌완 투수가 정우람, 김범수 그리고 이날 콜업된 김기중까지 3명밖에 없다. 수베로 감독도 “불펜에 왼손 투수가 없는 게 약점이다”고 인정했다. 김범수는 마무리투수 후보 중 한 명이라 중간에서 셋업맨으로 나설 좌완이 꼭 필요하다. 정우람이 그 몫을 해줘야 한다.
수베로 감독은 “올해는 김범수에게 경기 후반 중책을 맡기고 싶은 바람이 있다. 정우람은 작년처럼 주로 6~7회에 나올 것이다”며 중간 셋업맨으로 활용할 구상을 드러냈다. 정우람은 지난해 9월 어깨 부상에서 회복 뒤 중간으로 나서 홀드 9개로 중간에서 제 몫을 했다. KBO리그 역대 통산 홀드 4위(137개), 홀드왕 2회(2008·2011년)로 중간 경험이 풍부한 정우람이 허리를 맡는다면 한화 불펜 구성도 훨씬 다양해진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