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역효과일까?
WBC 8강전을 앞두고 일본대표팀의 4번타자 살리기 응원이 벌어지고 있다. 일본은 1라운드에서 4전 전승을 올리며 가볍게 8강전에 진출했다. 막강한 투타의 전력을 과시하며 우승후보다운 경기력을 펼쳤다. 4경기에서 38득점을 하고 단 8실점에 그쳤다.
타율 4할 이상을 기록하는 타자들도 수두룩하다. 그러나 아픈 손가락이 있다. 2022시즌 일본인 최다 56홈런의 주인공 무라카미 무네타카의 부진이다. 4경기 모두 4번타자로 나서 12타수 2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타율이 1할6푼6리에 불과하다. 홈런도 없다.
리드오프 라스 눗바(.429), 2번타자 곤도 겐스케(.427), 3번타자 오타니 쇼헤이(.500)가 모두 4할대 이상의 불망망이를 터트렸지만 무라카미가 침묵했다. 숱한 기회에서 부진한 타격으로 주름살을 안겼다. 만일 무라카미가 타선에서 한 몫 거들었다면 모두 콜드승이 가능했다.
특히 상대배터리가 오타니와 승부를 하지 않고 4번타자 무라카미를 선택하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그만큼 오타니가 무섭다. 12타수 6안타 1홈런 8타점을 기록중이다. 볼넷이 7개나 된다. 일본이 자랑하는 4번타자에게는 굴욕적이다.
그래서 오타니의 역효과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오타니가 수준이 다른 스윙으로 워낙 잘치는데다 일본의 전국민적 찬사와 응원을 한 몸에 받으면서 상대적으로 무라카미도 잘해야겠다는 부담감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16일 시작하는 8강전부터는 단판승부라 지면 바로 탈락이다. 그래서 일본의 4번타자가 살아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국민들은 무라카미의 SNS에 "얼굴을 들어 힘을 내라"며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 팀 선배 다르빗슈 유도 "인생이 중요하다. 야구 정도로 기죽을 필요 없다"고 격려하고 나섰다.
무라카미는 14일 도쿄돔에서 실시한 훈련에서 연일 홈런타구를 터트려 부진 탈출을 예고했다. 오타니의 뒤에서 4번타자 역할에 대해 "커다란 동기부여가 된다. 반드시 치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내비쳤다. '닛칸스포츠'는 4번이 살아나면 준결승 뿐만 아니라 우승의 드라마가 보인다고 기대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