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를 비우지 말라.
2023 시범경기를 치르는 KIA타이거즈의 야수진 뎁스가 확실하게 두터워졌다. 한 포지션에 서 너 명씩의 대안들이 있다. 주전과 뒤를 받치는 백업들의 차이가 좁혀졌다. 그만큼 백업들의 기량이 올라왔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주전까지 넘볼 태세이다. 멀티포지션이 정착되면서 활용폭도 그만큼 넓어졌다.
자리마다 대체자들이 수두룩하다. 1루수만 보더라도 주전 황대인이 떨고 있다. 이적생 변우혁이 캠프실전과 시범경기에서 1루수로 뛰었다. 여기에 김석환이 외야를 경쟁하면서도 1루수도 넘보고 있다. 키가 크기 때문에 1루수로 적격이라는 희망이 담긴 전망도 나온다. 류지혁도 1루가 가능하다.
2루수는 김선빈이 주전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완전한 텃밭이라고 자신하기 어렵다. 김규성의 타격이 올라오면서 대안으로 떠올랐다. 최정용과 군에서 제대한 홍종표도 2루수 백업을 노리고 있다. 김도영이 유격수로 나선다면 상황에 따라서는 박찬호가 2루수로 나설 수도 있다.
유격수는 박찬호가 붙박이로 나서지만 미완의 천재 김도영의 타격기세가 심상치 않다. 박찬호가 손목부상을 당해 아직 1군에 합류하지 못했다. 캠프 실전과 시범경기에서 유격수로 출전하고 있다. 김도영은 3루 보다는 유격수 수비가 더 안정적이다. 아울러 김규성도 유격수 백업으로 충분한 능력을 과시하고 있다.
3루수는 작년 첫 풀타임에 성공한 류지혁이 주전이지만 시계제로 상태이다. 김도영이 3루수 주전으로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박찬호가 유격수로 나서고 김도영이 타격이 되면 3루수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이적생 변우혁이 3루까지 노리고 있다. 3루수 출신으로 안정된 수비력을 과시하고 있다.
외야는 소트라테스 브리토와 나성범의 위치가 굳건하다. 한 자리를 놓고 김호령, 이창진, 이우성이 다툼을 벌이고 있다. 김호령은 폭넓은 수비력과 주루능력을 보유해 타격을 끌어올리면 바로 주전이 될 수 있다. 이창진은 손목부상으로 주춤했지만 작년 3할타의 경험이 빛난다. 이우성도 날카로운 타격을 보여주고 있다. 모두 1군 전력이다.
지명타자 베테랑 최형우도 자리 보전을 하려면 타격능력을 보여야한다. 자칫 타격에서 부진하다면 변우혁과 김석환, 황대인까지 지명타자 자리를 활용해 기회를 받을 수 있다. 김종국 감독은 시범경기에서도 백업선수들의 약진을 기대하고 있다. 144경기 시즌을 끌어갈 수 있는 충분한 옵션을 보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