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손자' 이정후(키움)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끈 WBC 대표팀은 호주, 일본, 체코, 중국과 함께 1라운드 B조에 편성됐다. 한국은 지난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중국과 1라운드 B조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22-2, 5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지난 2013년과 2017년에 이어 3연속 1라운드 탈락이라는 아쉬운 성적을 남겼다.
이정후의 활약은 빛났다. 4경기에 출장해 2루타 2개를 터뜨리는 등 14타수 6안타 타율 4할2푼9리 5타점 4득점의 매서운 타격감을 과시했다. 이정후는 14일 WBC 대회를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직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남겼다.
그는 "많은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기대에 부응할만한 실력과 성적이 나오진 않았지만 다음 대회를 위해 지금부터 노력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또 "가슴에 태극기를 달고 우리의 꿈이었던 선배님들과 함께 야구해서 행복했고 영광이었습니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강철 감독은 귀국 후 인터뷰를 통해 "죄송하다는 말밖에 없다. 같이 있는 동안 정말 준비 잘했고 선수들은 너무 역대급으로 연습 많이 했던 것 같다. 선수들이 몸을 빨리 만들려고 했다. 결과가 이렇게 나와서 그렇지만 선수들은 정말 잘했기 때문에 이제 선수들한테는 조금 자제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에게 비난을 다 해달라. 선수들은 이제 또 야구를 해야 한다. KBO리그도 해야 한다. 앞으로, 올해 가을에 아시안게임도 있다. 선수들에게 좋은 얘기를 해줬으면 고마울 듯하다. 내가 좀 부족해서 그런 결과가 나왔다. 나를 비난해도 된다. 선수들은 (제 기량을) 발휘해줬다"고 감싸 안았다.
이번 대회에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지만 희망은 잃지 않았다. 그는 "준비 잘하고 경험을 쌓으면 된다. 아시안게임 등 계속 국제대회를 통해 하다 보면 좀 더 훨씬 제 기량을 낼 수 있다. 다들 뛰어난 기량을 갖고 있다. 다 발휘하지 못하면 그것도 실력이겠지만 경험을 쌓고 그걸 기다려주면 선수들이 잘 성장해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