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으로 돌아온 40억 잠수함투수 한현희(30)가 롯데 데뷔전에서 위력투를 선보이며 이적 첫해 전망을 밝혔다.
한현희는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팀의 8-4 승리를 이끌었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경기 후 “한현희가 강력한 4이닝을 던지며 게임을 가져왔다. 뛰어난 활약이었다”라고 박수를 보냈다.
경기 후 만난 한현희는 “처음 올라갔을 때는 조금 긴장했다. 공을 던지면서 많이 괜찮아졌다”라며 “오늘 경기는 제구력에 중점을 뒀다. 아직 내 몸이 구속을 올릴 정도가 아니다. 계속 공을 던지면서 던지고 싶은 대로 던질 수 있었고, 긴장도 풀렸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현희는 투구수 45개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32개(볼 13개)에 달할 정도로 제구가 안정적이었다. 최고 구속 144km 직구 아래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 등 다양한 변화구를 곁들였는데 특히 슬라이더의 구위가 위력적이었다.
그러나 한현희는 “오늘 슬라이더가 조금 별로였다. 그래서 코치님과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 결과 3회부터 괜찮아졌다”라며 “오늘 경기는 너무 긴장이 돼서 김현욱, 강영식, 권오원 코치님과 계속 이야기를 나눴다. 코치님들이 주문해주신 대로 던지니 잘 됐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같은 이적생 이정훈과의 배터리호흡에 대해서는 “사실 누가 포수로 앉든 내가 잘 던지면 된다. 그래서 큰 상관은 없는데 오늘은 내심 (유)강남이 형이랑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라며 “내가 포수를 고를 수 있는 게 아니다. 코치님들이 맞춰주시는 대로 거기에 맞춰 최선을 다하면 된다”라고 속내를 전했다.
경남고를 나와 2012 넥센(현 키움) 1라운드 2순위로 입단한 한현희는 지난 1월 3+1년 총액 40억 원에 롯데와 FA 계악하며 처음으로 팀을 옮겼다. 히어로즈 원클럽맨이 11년 만에 고향으로 복귀한 순간이었다.
롯데와 부산 생활은 순조롭다. 캠프에서의 착실한 훈련이 이날 좋은 첫 실전 등판으로 이어진 모습이다. 한현희는 “정말 몸이 좋다. 오늘도 인바디를 측정했는데 결과가 좋았다. 나태해지지 않기 위해 최대한 열심히 하고 있다”라며 “이번 캠프는 그 동안과 비교해 운동량이 전혀 달랐다. 코치님 기준에서는 적당히 시키셨을 수 있지만 난 죽기 살기로 했다”라고 되돌아봤다.
신혼 생활 또한 야구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1월 7일 웨딩마치를 울린 한현희는 “아내와 집에서 노는 게 정말 재미있다. 책임감도 생긴다. 아침마다 아내가 주스를 맨날 갈아줘서 그걸 먹고 출근한다”라고 행복에 찬 미소를 보였다.
한현희는 지난 7일 스프링캠프 복귀 인터뷰에서 “형들에게도 말했는데 키움을 만나면 절대 지기 싫다고 했다. 이를 악 물고 던지지 않을까 싶다”라고 친정에 선전포고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후 친정에서 어떤 반응이 있었냐는 질문에 그는 “내가 아는 키움 선수들은 남 일에 관심이 없다. 과거 같은 동료였지만 지금은 남이니까 관심이 없다”라며 “물론 친한 형들은 ‘원래 현희가 그럴 수 있다’라고 생각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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