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KBO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들어온 우완 투수 김서현(19)이 시범경기에서 첫선을 보였다. 꽃샘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3월 중순에도 반팔 차림으로 최고 158km 강속구를 펑펑 꽂았다.
김서현은 14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치러진 2023 KBO리그 KIA와의 시범경기에 3-5로 뒤진 8회 구원등판했다. 김서현이 좌측 외야 불펜에서 나와 마운드에 오를 때부터 대전 관중들이 환호하며 슈퍼루키의 데뷔전을 주목했다.
연습 투구부터 150km대 강속구를 펑펑 꽂아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낸 김서현. 그러나 첫 타자 이우성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했다. 4개의 공 모두 직구였지만 제구가 되지 않았다. 이어 변우혁에게 초구 직구를 맞아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황대인에게도 1~2구 연속 볼을 던지며 제구가 흔들리자 포수 허관회가 마운드에 올라가 흐름을 한 번 끊어갔다. 그 다음 공으로 다시 직구를 던져 1루 내야 뜬공을 유도하며 첫 아웃카운트를 잡은 김서현은 김호령을 6구 승부 끝에 바깥쪽 직구로 루킹 삼진 잡았다.
오른손으로 글러브를 한 번 치며 기뻐한 김서현은 긴장이 풀린 듯 영접이 잡히기 시작했다. 다음 타자 주효상에게 4연속 직구를 던져 투수 앞 땅볼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왼쪽 다리를 맞고 떨어진 타구를 침착하게 잡아 1루 송구까지 정확하게 연결했다. 무사 1,2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극복하며 대전 홈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시범경기 데뷔전 성적은 1이닝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총 투구수는 18개로 스트라이크(8개)보다 볼(10개)이 더 많았다. 직구(16개) 위주로 커브(2개)를 간간이 섞어 던졌지만 원하는 곳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전체적으로 썩 좋은 투구로 보긴 어려웠다.
하지만 직구 최고 구속이 트랙맨 기준 158km까지 나올 정도로 힘이 넘쳤다. 구장 전광판에는 157km까지 표기돼 관중석이 술렁였다. 추운 날에도 반팔 차림으로 마운드에 올라 150km대 공을 계속 뿌린 김서현은 직구 평균 구속도 154km에 나올 만큼 힘이 넘쳤다. 제구 난조를 보이며 위기를 자초했지만 스스로 실점 없이 극복한 점도 돋보였다.
서울고 출신 우완 스리쿼터 투수 김서현은 지난해 9월 미국 플로리다에서 여린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최고 156km 강속구를 던져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화제가 됐다. 올해 전면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입단했고, 스프링캠프 실전에서 2게임 2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 불펜 즉시 전력으로 기대감을 키웠다. 이날 시범경기 데뷔전에서 최고 구속을 158km까지 끌어올려 개막 엔트리 합류 가능성을 높였다.
한국 야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3연속 1라운드 조기 탈락 충격에 휩싸여 있다. 야구계 전체가 큰 내상을 입으며 곳곳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아직 희망이 살아있다. 김서현 같은 귀중한 자원들을 잘 키워 한국 야구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