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위기→현역 연장’ 38살 좌완, 재기 첫걸음 뗐지만…만루포 맞고 눈물 [오!쎈 부산]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3.14 18: 30

재기를 노리는 두산 베테랑 좌완투수 장원준(38)이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만루홈런을 허용했다. 
장원준은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에 구원 등판해 1⅔이닝 1피안타(1피홈런) 1실점을 기록했다. 
장원준은 0-4로 뒤진 4회 1사 만루 위기서 선발 김동주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올해 장원준을 위기의 순간 필승조로 기용하려는 이승엽 감독의 의도가 엿보이는 등판 타이밍이었다. 

두산 베어스 장원준이 역투하고 있다. 2023.03.14 / foto0307@osen.co.kr

장원준이 등판하자 롯데 또한 타자를 안권수에서 대타 유강남으로 바꾼 상황. 장원준은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았지만 급격히 제구가 흔들리며 3연속 볼을 던졌고, 결국 5구째 던진 체인지업(135km)이 가운데로 몰리며 뼈아픈 쐐기 만루홈런을 허용했다. 야속하게도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수 있는 큼지막한 타구가 좌측 담장 너머로 향했다.
더 이상의 실점은 없었다. 후속 노진혁을 2루수 뜬공, 김민석을 2루수 땅볼로 잡고 이닝을 마친 장원준은 5회에도 등판해 15구 삼자범퇴 이닝을 치렀다. 선두 이호연을 1루수 직선타, 고승민을 1루수 땅볼, 김주현을 8구 끝 역시 1루수 땅볼로 각각 처리했다. 
장원준은 3-8로 뒤진 6회 김지용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시범경기 첫 등판을 마쳤다. 투구수는 26개. 
1985년생인 장원준은 2022시즌을 마치고 이승엽 감독과의 면담 자리에서 은퇴가 아닌 현역 연장 의지를 어필했다. 이를 들은 이 감독은 “우리 팀에 좌완투수가 부족해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129승을 거둔 투수가 다른 팀을 알아보고, 알아봤는데 잘 안 되면 불명예다. 본인이 은퇴 생각이 없는데 그만두라고 하는 건 아니다”라며 선수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장원준은 호주 시드니 스프링캠프에서 신인과 같은 자세로 재기 시즌을 준비했다. 그 결과 캠프서 예년보다 훨씬 좋은 몸 상태와 구위를 선보였고, 이승엽 감독과 정재훈 투수코치의 좋은 평가 속 두산 좌완 불펜을 이끌 베테랑 리더로 낙점 받았다. 
이날 비록 만루홈런을 허용했지만 장원준은 아웃카운트 5개를 잡는 과정에서 특유의 관록과 노련함을 발휘했다. 장원준의 라스트 댄스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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