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야심차게 데려온 FA 3인방이 시범경기부터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내며 팬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는 1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에서 8-4로 승리했다. 전날 개막전 패배를 설욕한 롯데는 두산과 함께 시범경기 1승 1패를 기록했다.
승리의 주역은 롯데가 스토브리그서 거액을 투자해 데려온 FA 트리오였다. 롯데는 작년 11월 21일 수준급 포수 유강남을 4년 총액 80억 원에 품은 뒤 이틀 뒤인 23일 4년 총액 50억 원에 유격수 노진혁을 데려왔고, 해가 지나 올해 1월 17일 한현희와 3+1년 총액 40억 원에 계약하며 선발진을 보강했다.
불과 시범경기 개막 2경기 만에 170억 원 투자 효과의 실체가 드러났다. 시작은 선발 한현희였다. 안정적인 로케이션과 예리한 슬라이더를 앞세워 4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이적 첫 시즌 전망을 밝혔다. 투구수 45개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32개(볼 13개)에 달했고, 최고 144km의 직구 아래 커브, 슬라이더, 포크볼 등 다양한 변화구를 곁들여 타이밍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타석에서도 FA 계약자들이 홈런포를 펑펑 날리며 두산 마운드를 초토화시켰다. 1-0으로 앞선 3회 선두 황성빈이 초구 우전안타, 안권수가 볼넷으로 무사 1, 2루 밥상을 차렸다. 노진혁은 찬스를 놓치지 않고 볼카운트 1B-0S에서 두산 선발 김동주의 142km 직구를 받아쳐 우월 3점홈런으로 연결했다.
롯데는 이어진 4회 1사 후 이정훈이 볼넷, 김민수와 황성빈이 연속 안타로 만루를 채웠다. 이어 안권수의 대타로 등장한 유강남이 만루홈런을 쏘아 올리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바뀐 투수 장원준을 상대로 3B-1S 유리한 카운트를 선점한 뒤 5구째 체인지업(128km)를 공략, 좌측 담장 너머로 아치를 그렸다. 평일 낮 시간임에도 경기장을 찾은 1천여명의 롯데 팬들은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로 새 식구들의 활약을 반겼다.
그 동안 스토브리그서 늘 큰 손을 자처하고도 가을야구와 인연을 맺지 못했던 롯데. 과연 올해는 170억 원의 투자가 2017년 이후 6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일단 시범경기 출발은 산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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