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여전히 도전자” 계약 만료까지 1년, 천재 유격수의 후계자 올해는 나올까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3.14 13: 35

올해는 무조건 ‘천재 유격수’ 김재호의 후계자를 찾아야하는 두산 베어스. 그 유력한 후보로 안재석이 거론되고 있지만 그는 김재호의 벽이 아직 높기만 하다.
안재석은 지난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 2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활약으로 팀의 5-3 승리에 기여했다. 
1회 1루수 땅볼로 몸을 푼 안재석은 1-2로 뒤진 3회 무사 3루서 1타점 동점 내야땅볼을 친 뒤 2-3으로 끌려가던 6회 선두로 등장해 솔로홈런으로 다시 스코어의 균형을 맞췄다. 바뀐 투수 좌완 김진욱을 상대로 3B-1S에서 5구째를 받아쳐 비거리 110m짜리 우월 홈런으로 연결했다. 

두산 베어스 안재석이 6회초 우월 솔로 홈런을 치고 있다. 2023.03.13 / foto0307@osen.co.kr

경기 후 만난 안재석은 “마무리캠프부터 스프링캠프까지 열심히 준비한 게 잘 드러난 경기였다. 첫 경기를 잘 시작해서 좋다”라며 “홈런의 경우 유리한 카운트에서 타격 포인트를 앞에 두고 가볍게 스윙하자는 마음을 먹었는데 운 좋게 높은 공이 들어왔다. 앞에서 잘 맞은 느낌은 아니었지만 타구에 힘이 실렸다”라고 경기 소감을 전했다.
그 동안 약했던 좌완투수 상대로 뽑아낸 홈런이라 더욱 의미가 있었다. 2021년 입단한 안재석은 좌완투수 상대 첫해 타율 2할7리, 지난해 1할7푼6리로 부진했다. 그는 “지난 2년 동안 좌완투수에 약하다고 생각했는데 올해는 연습경기부터 좌완투수를 만나 크게 불편함이 없다. 아무래도 좌완투수가 나오면 경기를 자주 안 나가니까 조금 피하는 면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고 편하다”라고 흡족해했다. 
서울고 출신의 안재석은 2021 신인드래프트서 두산이 김재호(2004년) 이후 17년 만에 1차 지명한 내야수다. 입단 당시 ‘제2의 김재호’로 불리며 많은 스포트라이트틀 받았고, 첫해 96경기 타율 2할5푼5리 2홈런 14타점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지난해에는 극심한 2년차 징크스에 시달리며 실책 15개와 함께 99경기 타율 2할1푼3리 3홈런 17타점의 부진을 겪었다. 설상가상으로 손목 부상까지 당하며 9월 2일 롯데전을 끝으로 1군서 자취를 감췄다.
두산은 부동의 주전 유격수 김재호가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된다. 그런 가운데 이승엽 감독은 부임과 함께 김재호의 후계자로 주저 없이 안재석을 낙점하며 마무리캠프부터 육성에 남다른 공을 들였다. 
두산 김재호 / OSEN DB
안재석은 “손목은 이제 거의 아프지 않다. 불편함도 없다”라며 “올해는 아무래도 주전을 뛰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서 그거에 맞게 더 열심히 시즌을 준비했다. 작년의 경우 초반에 페이스가 좋았다가 떨어졌는데 이번 시즌은 초반에만 잘하는 게 아닌 꾸준히 잘할 수 있도록 차근차근 잘 준비했다”라고 남다른 마음가짐을 밝혔다.
다만 김재호를 대신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 확실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김재호가 이날 교체 출전해 클래스가 다른 수비로 건재함을 뽐냈기 때문. 안재석은 “주변에서 김재호 선배님 대신 주전이 돼야한다고 하는데 솔직히 크게 와닿지 않는다. 왜냐하면 오늘 보셨듯이 선배님이 아직 건재하시다”라며 “난 여전히 도전자 입장에서 도전하는 것 같다. 선배님을 못 따라갈 것 같아서 최대한 비슷하게만 하려고 한다”라고 김재호의 플레이에 경의를 표했다. 
안재석은 그래도 김재호의 뒤를 잇기 위해 호주 스프링캠프서 조성환 코치와 함께 입에서 단내가 나는 혹독한 수비 훈련을 소화했다. 조 코치는 이 감독의 포스트 김재호 발굴 프로젝트에 따라 안재석 육성에 많은 공을 들였다.
안재석은 “조성환 코치님이 하나하나 섬세하게 잘 알려주셔서 좋았다. 특히 자신감을 많이 심어주셨다”라며 “아무래도 내가 지난 2년 동안 수비를 못하는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고, 실제로도 못해서 자신감이 없었다. 이 때문에 더 많은 조언을 해주셨고 파이팅도 외쳐 주셨다. 그 결과 자신감이 많이 올라왔다”라고 말했다. 
포스트 김재호가 되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역시 수비다. 타격은 10번 중 3번만 치면 좋은 선수라는 평가를 받지만 수비는 1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가혹한 분야다. 다행히 안재석은 이번 캠프에서 수비 하나만큼은 상당한 발전을 이뤄냈다. 
안재석은 “확실히 수비가 향상된 게 느껴진다. 물론 내가 열심히 한 것도 있지만 조성환 코치님이 워낙 잘 알려주셨다”라며 “타격은 모르겠지만 수비 쪽은 정말 좋아졌다. 그 결과 자신 있게 수비를 한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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