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얻어터지더라도 계속 기회를 주겠다".
지난 13일 삼성과의 시범경기 개막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김원형 SSG 감독은 신인 투수 이로운과 송영진에게 전폭적인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다.
대구고의 에이스로 활약했던 이로운은 SSG의 1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150km 안팎의 빠른 공과 제구력까지 겸비했다. 지난해 대전고의 대통령배 고교야구대회 우승을 이끈 송영진은 장차 SSG 선발진의 한 축을 맡을 재목으로 기대를 모은다.
김원형 감독은 "고교 졸업 후 즉시 전력감이 될 만한 선수들이 몇 안되는데 이로운과 송영진은 팀에 활력소가 될 수 있는 재목"이라며 "시범경기를 통해 이들의 가능성을 확인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흔히 '투수는 맞으면서 큰다'고 말한다. KBO 통산 134승 레전드 출신 김원형 감독은 "얻어터지더라도 계속 기회를 주겠다. 터져봐야 다시 되돌아보고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개막 엔트리 승선 여부는 나중의 문제다. 얻어터져 봐야 자생력도 생긴다.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들도 있으니 괜찮다"고 했다. 이들은 프로 무대에 갓 데뷔한 신예답지 않게 멘탈이 강하다는 장점이 있다.
김원형 감독이 바라보는 이로운과 송영진의 장점은 무엇일까. 그는 "이로운은 지금 당장 불펜에서 역할을 할 수 있는 투수다. 채병용 코치 현역 시절보다 구위가 더 좋다. 불펜 피칭할 때 공을 던질 수 있는 능력과 구위 모두 뛰어나다. 나름대로 마운드에서 생각도 있어 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전국대회 결승전에서 송영진이 던지는 걸 봤는데 마운드에서 되게 여유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5km 정도였는데 슬라이더로 스트라이크를 잘 잡더라. 송영진도 불펜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데 장기적으로 보면 선발 투수로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신인 선수답지 않게 올바른 자세를 높이 평가했다. 김원형 감독은 "캠프 때 야간 훈련이 없었는데 이로운과 송영진은 각자 훈련을 하더라. 어릴 적부터 해왔던 루틴이 있다 보니 그런 거 같다. 그런 모습이 참 기특하다. 결과도 잘 내고 있다"고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이로운은 1-1로 맞선 8회 6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1이닝 3피안타 1탈삼진 2실점으로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승패는 중요하지 않다. 대투수가 되기 위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134승 레전드 출신 감독이 콕 찍은 이로운과 송영진이 어느 만큼 성장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