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이 보고 싶어한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좌완 왕국’ KIA에 또 한 명 흥미로운 신인 투수가 등장했다. 좌완 사이드암 곽도규(19)가 시범경기를 통해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곽도규는 지난 13일 대전 한화전 시범경기 개막전을 앞두고 1군 선수단에 합류했다. 김종국 KIA 감독은 “지난해 제주 마무리캠프 때부터 눈여겨봤다. 마침 퓨처스 팀에서도 보고가 좋아 시범경기에서 체크를 해볼 생각이다”고 곽도규를 1군에 부른 이유를 밝혔다.
공주고 출신 좌완 사이드암 투수 곽도규는 지난해 고교야구 15경기에서 39⅔이닝을 던지며 2승2패 평균자책점 4.05 탈삼진 47개를 기록했다. 팀 성적이 좋지 않아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3학년 때 좌완 사이드암으로 팔 각도를 낮춰 가능성을 보여줬다. KIA에 5라운드 전체 42순위로 예상보다 높은 순번으로 뽑혔다.
김종국 감독은 “왼손 사이드암 투수인데 볼 무브먼트가 좋다. 투구 감각이나 경기 운영 능력, 구위 자체도 좋고 보고 있다”며 “고교 시절 팀 성적이 좋지 않았지만 에이스로 거의 혼자 던지다시피했다고 들었다. 마무리캠프에서 보고 나서 기대를 많이 했는데 어떻게 할지 궁금하기도 하고, 잘할 것 같은 생각이 들어 1군으로 콜업했다”고 이야기했다.
시범경기 첫 날부터 곽도규는 김 감독이 1군에 부른 이유를 증명했다. 1-6으로 뒤진 8회 등판한 곽도규는 꽃샘 추위로 쌀쌀한 날씨에도 반팔 차림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지명 순위가 높지 않은데도 9번이라는 한 자릿수 등번호도 눈길을 끌었다.
첫 타자로 같은 신인인 문현빈을 좌익수 뜬공 처리한 곽도규는 이원석을 2루 땅볼, 오선진을 1루 땅볼 처리하며 가볍게 삼자범퇴 요리했다. 총 투구수 11개로 스트라이크 8개, 볼 3개. 3타자 상대로 모두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는 등 존에 팍팍 꽂아넣는 공격적인 투구가 빛났다.
구종은 투심 패스트볼 9개, 커브 2개로 단순했다. 하지만 왼손으로 옆에서 나오는 까다로운 투구 폼에 투심 구속이 최고 147km, 평균 145km로 빠르고 힘 있었다. 김 감독 말대로 무브먼트가 좋아 땅볼 유도에 유용했다. 한 경기로 섣부른 평가는 이르지만 인상적인 데뷔였다.
KIA는 KBO리그 어느 팀보다 좌완 투수 자원이 풍부하다. 선발 양현종, 이의리, 구원 김기훈, 이준영, 최지민 그리고 FA 보상선수로 합류한 김대유까지 있다. 여기에 5선발 후보로 경쟁 중인 신인 윤영철뿐만 아니라 곽도규라는 사이드암까지 좌완 왕국 뉴페이스로 떠올랐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