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영상 투수 10명, 아무도 안 나왔다” 멕시코전 참패, 美매체 격분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3.03.14 05: 00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멕시코에 참패를 당한 미국에서 진정성 있는 대회 참가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미국은 지난 1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23 WBC 1라운드 C조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5-11로 패했다. 선발투수 닉 마르티네스(샌디에이고)가 2⅔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2탈삼진 3실점으로 고전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2017년 처음으로 WBC 우승을 차지한 미국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초호화 라인업을 구성했다. 야수진을 살펴보면 마이크 트라웃(에인절스), 무키 베츠(다저스), 폴 골드슈미트, 놀란 아레나도(이상 세인트루이스), 피트 알론소(메츠) 등 슈퍼스타들이 대거 대표팀에 참가했다.

[사진]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렇지만 마운드는 타선에 비교하면 다소 아쉽다. 이날 선발투수로 나선 마르티네스를 비록해 애덤 웨인라이트, 마일스 마이콜라스(이상 세인트루이스), 메릴 켈리(애리조나), 랜스 린(화이트삭스) 등 수준급 투수들이 참가한 것은 맞지만 특급 에이스들은 WBC에 참가하지 않았다. 다저스 프랜차이즈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WBC 참가를 선언해 기대감을 높였지만 보험 문제가 해결되지 못해 결국 참가가 무산됐다.
미국매체 LA타임즈는 “체이스필드가 열리자마자 ‘멕시코! 멕시코!’를 외치는 환호성이 터졌다. 4만7354명의 관중이 멕시코가 미국을 11-5로 격파하며 충격에 빠뜨리는 것을 지켜봤다. WBC에 대한 관심은 점점 더 뜨거워지고 있다. 일본에서는 도쿄 대도시 지역 가구의 절반 이상이 한일전을 지켜봤다. 가을야구와 같은 분위기가 3월에 나타났다”라며 WBC 흥행 성공을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 대표팀에 특급 에이스가 참가하지 않는다는 것은 고민거리다. 이 매체는 “여전히 WBC는 사람들이 상상하는 무대가 아니다. 올해 미국 대표팀의 야수들은 WBC 역사상 가장 재능있는 선수들이지만 최고의 선발투수를 데려오는 것은 미국에게만 큰 장애물이다”라며 유독 미국이 특급 에이스를 영입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시즌 개막 전인 3월에 개최되는 WBC 특성상 투수들에게는 다소 부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투수들이 WBC 참가를 거부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시즌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샌디 알칸타라(마이애미)는 도미니카 공화국 대표팀으로 이번 대회에 나섰다. 멕시코에는 훌리오 유리아스(다저스), 베네수엘라는 파블로 로페스(미네소타), 푸에르토리코는 호세 베리오스, 일본은 오타니 쇼헤이(에인절스) 등이 국가대표 에이스로 나섰다.
반면 미국 투수들은 WBC 출전을 피하고 있다. LA타임즈는 “미국은 이번 대회에서 선발진이 가장 좋은 편이지만 미국이 구성할 수 있는 최고의 선발진은 아니다”라면서 “지난 시즌 평균자책점 상위 20위 중 13명이 미국 투수였다. 그리고 야구통계사이트 팬그래프 기준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 상위 20명 중에서는 14명이 미국 투수다. 그리고 그들 중 누구도 미국 대표팀으로 나서지 않았다. 단 한 명 로건 웹(샌프란시스코)이 미국 대표팀으로 출전하겠다고 밝혔지만 스프링캠프가 시작하기 전에 철회했다”라고 설명했다.
“사이영상 수상 경력이 있는 미국 태생 현역 메이저리그 투수는 총 10명이다. 이중 아무도 미국 대표팀으로 나서지 않았다”라며 아쉬워한 LA타임즈는 “WBC의 성공을 위해 최고의 미국 투수를 참가시키는 것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만약 그럴 수 있다면 이 대회는 더욱 권위를 가지게 될 것이다”라며 최고의 에이스들의 WBC 참가를 촉구했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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