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단골손님에서 SBS WBC 해설위원으로 변신한 이대호는 "응원단장의 마음으로 마이크 앞에서 목청을 높이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난생 처음으로 해설 마이크를 잡은 그는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후배들이 잘되길 바라는 마음을 가득 담아 전했다. 선수들이 잘할 때면 자기 일처럼 기뻐하고 그렇지 않을 때는 누구보다 아쉬워했다.
한국은 호주와 일본에 덜미를 잡혔으나 체코에 이어 중국을 연달아 제압했다. 1라운드 B조 예선 전적 2승 2패로 WBC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 수모를 겪었다.
이대호는 13일 중국전이 끝난 뒤 'SBS 스포츠 라이브 후토크'를 통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대한민국 대표팀 후배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다"면서 "분명히 안 좋은 경기 내용도 있었고 마지막에 대한민국이 잘할 수 있는 부분을 보여줬기 때문에 항상 한국 야구의 미래를 밝다"고 했다.
기대 이하의 성적에 아쉬워하는 팬들의 마음을 모를 리 없다. 이대호는 "실망하신 팬들도 분명히 있을 거다. 하지만 야구 선배로서 응원해 달라고 부탁드리고 싶다. 안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모습에 선배로서 고맙다"고 말했다.
한국은 첫 상대 호주를 꺾지 못한 게 패인이었다. 호주전을 가져왔다면 상황은 달라졌을 듯. 이대호는 "첫 경기는 정말 중요하다. 저도 국가대표를 많이 해봤고 정말 준비를 많이 해도 떨리는 게 첫 경기"라면서 "첫 경기를 잡지 못하면서 흐름이 안 좋게 흘러갔다. 팬들도 화나겠지만 준비한 선수들은 피가 마른다. 대회가 끝났기 때문에 고생했다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고 감싸 안았다.
또 "한국에 돌아가서 많은 생각을 하고 많이 배운 만큼 어떻게 하면 한국 야구가 발전하고 개개인이 더 좋아질 수 있을지 한 번 더 생각해보고 야구를 진지하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다"는 조언도 곁들였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일본 야구와 현격한 수준 차를 드러냈다. 이대호는 한일 교류전을 통해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일본과 교류를 많이 해야 한다. 좋은 팀, 좋은 타자, 좋은 투수를 보면서 느껴야 한다. 상대가 하는 걸 보면서 받아들여야 한다.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느끼면 좀 더 빨리 습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해설을 처음 하면서 부족한 부분이 많았지만 대한민국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고 부족하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후배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