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부터 울려 퍼진 "마!"…도쿄 대참사에도 사직 열기는 뜨거웠다 [오!쎈 부산]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3.13 18: 55

호주가 체코를 꺾으며 WBC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 확정된 한국 WBC 야구대표팀. 그러나 ‘구도’ 부산의 야구 열기는 식지 않았다. 시범경기 개막전을 맞아 평일임에도 1천명이 넘는 관중이 경기장을 찾아 ‘마!’를 외쳤다.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시범경기 개막전. 공교롭게도 이날 경기는 한국 야구대표팀의 운명을 결정 짓는 WBC 1라운드 호주-체코전과 같은 시간에 열렸다. 호주-체코전이 오후 12시에 개시했고, 2시간 뒤인 오후 2시 롯데-두산전이 열렸다. 
한국은 호주에 7-8 충격패를 당한 뒤 일본에게도 4-13 대패를 당하며 1승 2패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이었다. 이날 체코가 호주를 만나 4실점 이상 하면서 승리하고 오후 7시 한국이 중국을 꺾으면 8강 진출이 가능했지만 이는 기적에 가까운 경우의 수였다. 그리고 실제로 체코가 호주에 3-8로 패하며 우려했던 도쿄 대참사가 벌어지고 말았다. 2013년부터 WBC 3대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 확정된 순간이었다.

롯데 자이언츠 한동희가 1회말 2사 1루 좌중월 2점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2023.03.13 / foto0307@osen.co.kr

롯데 자이언츠 유강남이 5회말 3루타를 치고 교체된 후 활짝 웃고 있다. 2023.03.13 / foto0307@osen.co.kr
그러나 이날 사직구장의 야구 열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평일임에도 1300여명의 팬들이 경기장을 찾아 WBC 도쿄대참사에 따른 흥행 우려를 지웠다. 롯데는 인원 관리와 안전을 이유로 테이블석으로 입장 구역을 한정했는데 팬들은 질서정연하게 경기장에 입장, 경기장 밖에서 사온 음식과 함께 자리에 착석해 목청껏 선수들을 응원했다. 
공식 응원단이 운영되지 않았지만 팬들은 육성으로 선수 별 등장음악과 응원가를 불렀다. 마치 야구를 기다렸다는 듯 응원 함성은 그 어느 때보다 활기찼다. 이적생 노진혁, 유강남, 안권수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박수로 새 식구를 환영했고, 유강남 타석 때는 LG 시절 응원가를 개사, “최강롯데! 유강남! 워어어어~ 롯데의 유강남”이라는 응원가를 불렀다. 또 두산 투수가 1루 견제를 하면 사직구장의 트레이드마크인 “마!”를 다같이 외치며 다시 시작된 야구를 즐겼다.
경기 결과는 롯데의 3-5 패배. 그러나 경기장을 떠나는 롯데 팬들의 얼굴에는 패배의 아쉬움보다 다시 야구가 시작됐다는 기쁨이 더 커보였다. WBC 대참사로 인해 한국 야구계가 침체에 빠졌지만 적어도 사직구장에서는 그러한 분위기를 느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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