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야구 역사상 첫 WBC 여정이 막을 내렸다. 하지만 그들이 쓴 동화 같은 스토리의 진심이 전해졌다.
체코는 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 B조 최종전 호주와의 경기에서 3-8로 패했다. 이로써 체코는 조별 성적 1승3패로 탈락이 확정됐다.
WBC 최종 예선을 극적으로 통과한 체코는 이번 대회에서 복병으로 평가 받았고 실제로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야구 변방에 본래 직업을 갖고 있는 등 ‘투잡러’ 선수들이었지만 만만치 않은 장타력과 저력을 보여줬다. 중국과의 첫 경기에서 9회 극적인 역전승으로 체코 야구 역사상 WBC 첫 승을 수확했다. 이후 일본, 한국, 호주에 3연패를 당했지만 체코의 플레이에 일본의 팬들을 매료됐고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날 역시 호주와의 경기 결과에 따라 8강 진출의 쾌거를 거둘 수 있었지만 경기 막판 힘과 세기의 차이로 패했다. 체코의 조별라운드 여정은 마무리 됐다. 9회 3-8로 뒤지던 상황에서 1사 만루 기회를 잡았지만 이를 살리지 못하며 대회를 마무리 했다.
체코는 일본에서 많은 추억을 안고 간다. 파벨 하딤 감독은 “땡큐, 재팬”을 외치며 체코 야구를 향한 환대에 감사 인사를 건넸다.
하딤 감독은 “일본에서 친절하게 해주셔서 감사와 일본을 향한 존중의 의미로 두건을 두르고 들어왔다”라면서 “우리팀은 비록 패했지만 행복하고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호주는 세계랭킹 10위의 강팀이다. 또 중국을 상대로 승리했고 일본과 한국 등 야구 강국들을 상대로 우리 선수들이 누구인지 보여줬다”라며 이번 WBC 여정을 설명했다.
이어 “WBC에는 투구수 제한이 있다. 하지만 우리들의 스토리에는 한계가 없다”라면서 “3년 뒤 이곳을 다시 찾고 싶다”라면서 2026년 WBC 본선에도 참가해 도쿄돔을 다시 찾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또한 지난 11일 일본과의 경기에서 대표팀 윌리엄 에스칼라가 사사키 로키의 강속구에 무릎을 맞는 아찔한 상황이 있었다. 이후 사사키는 과자 보따리를 체코 선수들의 숙소로 찾아와 사과의 의미로 전달하기도 했다. 그는 “나는 사사키의 팬이 됐고 오타니 쇼헤이는 새로운 베이브 루스라고 생각한다. 현재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전쟁을 하고 있지만 야구가 세계를 연결해준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멋진 세계도 있다는 것도 알려주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