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차를 맞이한 한화 외국인 투수 펠릭스 페냐(33)가 스프링캠프 투수 MVP에 선정된 이유를 시범경기 첫 날 보여줬다.
페냐는 13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치러진 2023 KBO리그 KIA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 선발등판, 4이닝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한화의 6-1 승리와 함께 페냐는 선발승을 챙겼다.
1회 KIA 1번 김도영에게 선두타자 홈런을 맞고 시작했지만 실투가 아니었다. 5구째 150km 투심 패스트볼을 몸쪽 낮게 잘 던졌지만 김도영이 벼락 같은 스윙으로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하지만 페냐는 흔들리지 않았다. 김선빈을 3루 파울플라이로 잡은 뒤 최형우, 황대인을 커브로 연속 헛스윙 삼진 처리헀다. 2회에도 김호령을 커브로 헛스윙 삼진 잡고 삼자범퇴 요리한 페냐는 3회 볼넷과 빗맞은 안타 2개를 허용했지만 포수 최재훈의 2루 도루 저지와 중견수 노수광의 3루 보살로 수비 도움을 받아 실점 없이 넘어갔다.
4회에는 다시 삼자범퇴에 성공했다. 황대인에겐 몸쪽 낮게 깔리는 투심으로 3구 루킹 삼진 돌려세웠고, 김석환도 하이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등판을 마쳤다.
총 투구수 64개로 스트라이크 42개, 볼 22개. 최고 151km, 평균 147km 직구(26개) 외에도 커브(18개), 체인지업(14개), 투심(6개)을 고르게 섞어 던졌다. 구속도 좋고, 구종도 다양했지만 낮게 깔리는 커맨드가 안정적이었다.
경기 후 페냐는 "오랜만에 대전구장 마운드였는데 전반적으로 느낌이 좋았다. 한 타자, 한 타자 적절한 타이밍에서 적절한 구종을 섞어 공격적으로 임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매 순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는 것이다. 그래야 많은 이닝을 소화할 수 있고, 야수들의 부담도 줄기 때문이다. 오늘은 그런 부분에서 만족스러운 경기였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페냐는 "목표를 정해놓고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매 경기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해나가며 동료들과 함께 승리를 만들어 나가길 원한다. 동료들과 함께 즐기는 시즌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7월 대체 선수로 한화에 합류한 페냐는 13경기(67⅔이닝) 5승4패 평균자책점 3.72 탈삼진 72개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난해 9월20일 대전 롯데전에서 타구에 코를 맞아 시즌을 3주가량 남겨놓고 마감하는 불운을 겪었지만 85만 달러에 한화와 재계약했다.
스프링캠프 실전 3경기에서 7이닝 5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 평균자책점 1.29 호투로 투수 MVP에 선정된 페냐는 시범경기 첫 날부터 좋은 페이스를 이어갔다. 신규 외국인 선수 최고액 100만 달러를 꽉 채워 영입한 뉴페이스 버치 스미스에게 기대감이 크지만 지금 기세라면 페냐가 1선발로 내세워도 이상할 게 없어 보인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