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세 체코 소방관, 69구 1실점 호투했는데...한국에 '기적'은 없었다 [오!쎈 도쿄]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3.03.13 15: 13

37세 소방관 투수가 혼신을 다해 69구를 역투했다. 그러나 한국에 기적은 찾아오지 않았다. 
체코는 13일 낮 12시 일본 도쿄의 도쿄돔에서는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조별리그 최종전 호주와 경기를 치렀다. 
체코가 호주에 4실점 이상 하면서 승리한다면, 한국이 중국에 이기면 기적처럼 8강 티켓을 차지할 수 있었다. 

체코 선발 마르틴 슈나이더가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2023.03.13/spjj@osen.co.kr

체코 선발로 마르틴 슈나이더(37)가 마운드에 올랐다. 체코의 야구 영웅이자 소방관이 본업인 선수다. 그는 24시간 근무를 하고 48시간 오프로 쉰다. 오프 데이에 체코 야구 엑스트라리가에서 투수로 뛰고 있다. 지난해 리그에서 19이닝을 던져 1승 평균자책점 1.42를 기록했다.  
슈나이더는 지난해 가을 유럽 최종 예선 대회에서 스페인과 마지막 WBC 티켓이 걸린 대회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로 등판해 6⅓이닝 1실점 역투를 펼치며 본선 진출에 크게 기여했다.
체코는 이날 호주에 3점 이하만 허용하고 승리하면 8강 진출의 쾌거를 만들 수 있었다. 4점 이상 주고 이기면 한국에 기적같은 8강 티켓이 온다. 
슈나이더는 1회 1사 후 알렉스 홀에게 초구 139km 체인지업을 던졌다가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홈런 허용 후 외야 뜬공 2개로 이닝을 마쳤다. 1회 솔로 홈런을 맞았지만 116~118km의 느린 커브 등 변화구로 호주 타선을 잠재웠다.
2회, 3회, 4회, 5회까지 계속해서 삼자범퇴로 끝냈다. 한 두 개 잘 맞은 타구는 야수 정면을 날아갔고, 빗맞은 땅볼과 뜬공으로 처리했다. 구속은 느려도 관록투였다. 
슈나이너는 1-1 동점인 6회 1사 후 9번 보야르스키를 상대하기 전까지 15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갔다. 보야르스키를 상대하면서 투구수 65개를 넘겼고, 69구째 볼넷을 허용했다. 투수 교체. 5⅓이닝 1피안타(1피홈런) 1볼넷 1실점으로 호투했다. 
슈나이더는 마운드를 내려가며 모자를 벗어 도쿄돔을 찾은 관중들에게 흔들며 인사,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어 덕아웃 앞에서 체코 동료들과 일일이 포옹하면서 서로 격려와 축하를 했다. 
체코는 7회 2점을 허용했고 결국 3-8로 패배했다. 슈나이더의 역투가 빛을 보지 못했고, 체코도 한국도 모두 1라운드에서 동반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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