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이승엽 감독이 야구계의 선배이자 한때 대한민국을 대표했던 국민타자로서 2023 WBC 도쿄 참사의 책임을 통감했다.
이승엽 감독은 1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한국 WBC 야구대표팀을 향한 참담한 심정을 드러냈다.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호주전 충격패에 이어 일본에 대패를 당하며 8강 진출이 희박해진 한국. 이승엽 감독은 “속상하고 참담하다. 그런데 선수들에게 100% 잘못이 있을지 의문이다. 나 역시 야구 선배다. 이는 대선배들부터 중간급 선배들까지 모든 야구인의 패배라고 생각한다. 지금 뛰고 있는 선수들이 큰 짐을 짊어질 필요는 없다”라고 일본 도쿄에 있는 대표팀 선수들을 격려했다.
그러면서 “실패가 계속되고 있으니 변화가 필요하다. 다음 대회에서 실수를 되풀이하면 안 된다. 지금 상황에서 누구의 잘못을 지적하는 건 그렇게 좋은 방법이 아니다”라며 “대회가 아직 진행 중이고 8강행 확률이 100% 사라진 것도 아니다. 1%의 가능성이 있다면 선수들이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믿어줘야 한다. 설령 탈락이 확정되도 마지막 경기를 잘할 수 있도록 격려와 응원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계속해서 “나 역시 2013년 대회 때 국가대표로 나가 예선 탈락을 경험했다. 국가대표의 무게감, 실패했을 때 야구, 어린 선수들, 팬들에 대한 미안함을 알고 있다. 그러나 어떻게 하나. 실력이 없어서 지는 걸. 더 노력하고 연구해서 다음 대회에서는 실패하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정철원의 체력 과부하 논란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다. 이 감독은 “국가대표는 무리하라고 간 게 아닌가. 나라를 대표해서 가는 것이다. 30명이 채 안 되는 선수들이 전체 선수를 대표해서 간 것이다. 짧은 기간에 휴식일도 있었다”라며 “조금 더 힘내줬으면 좋겠다. 코칭스태프가 믿음을 주기 때문에 자주 나가는 것이다. 오히려 능력이 있다고 인정받은 것이다. 부름을 받으면 더 집중해서 상대를 압박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남겼다.
한편 두산은 시범경기 개막전을 맞아 5선발 경쟁 중인 좌완 신예 최승용을 선발로 예고했다. 이어 박정수, 고봉재, 김호준 등 역시 어린 투수들이 마운드에 올라 감각을 점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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