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은 편안함에서, 편안함은 대범함에서 나와” 박찬호가 본 도쿄 참사 원인, 자신감 결여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3.13 07: 00

한 수 아래로 평가된 호주에게 일격을 당하며 8강 진출 가능성이 희박해진 한국 야구. ‘코리안특급’ 박찬호는 이른바 도쿄 참사의 원인으로 국가대표 선수들의 자신감 결여를 꼽았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대표팀은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고 있는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 B조 예선에서 1승 2패를 기록 중이다. 8깅 진출의 분수령으로 여겨졌던 9일 호주전에서 7-8 일격을 당한 뒤 10일 일본을 만나 4-13 대패로 실력 차이를 절감했고, 12일 체코전 7-3 승리로 간신히 첫 승을 거뒀으나 8강을 위해선 1라운드 최종일인 13일 기적의 경우의 수가 발생해야 한다. 
가장 뼈아픈 건 마운드의 난조다. 학교폭력 이력이 있는 안우진을 제외하고 KBO리그의 정상급 투수들을 모두 선발했지만 한국의 팀 평균자책점은 20개 참가국 가운데 19위인 8.31에 머물러 있다. 한국보다 순위가 낮은 팀은 9.78의 중국뿐이다. 한때 한국 야구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김광현, 양현종의 구위가 더 이상 통하지 않으며, 김원중, 정철원, 곽빈, 소형준 등 어린 투수들 또한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한국 선수들이 패배를 아쉬워하고 있다. 2023.03.10 /spjj@osen.co.kr

원인은 무엇일까. KBS 박찬호 해설위원은 “후배들이 최선을 다해 노력해보려는 모습은 보이는데 마운드에 올라오기 전 루틴에 대한 플랜을 제대로 잡아야 한다. 그 플랜이 긍정적이고 편안하면 자신감이 생기는데 자신감 없이 올라온 투수들을 볼 수 있었다”라며 “우리 투수들은 타자를 처음부터 피해가는 모습이다. 각자의 공이 좋은데도 자신감이 없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라고 안타까워했다. 
9회 대표팀 선수들이 어두운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3.03.10 /spjj@osen.co.kr
긴 이닝을 책임져야하는 투수들이 부진으로는 잦은 실투를 꼽았다. 박 위원은 “고영표의 경우 실투에 의해 연타를 맞는다. 호주전에 실투가 많아서 체코전에서는 안정된 투구를 하지 않을까 기대가 됐는데 직구가 또 가운데로 몰렸다”라고 쓴소리를 했다.
타석에서는 메이저리거 듀오 김하성-토미 에드먼과 베테랑 최정, 김현수, 나성범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에드먼, 김하성, 김현수, 최정의 타율은 모두 1할대이며, 나성범은 대표팀 타자 가운데 유일하게 안타가 없다. 이에 대해 박 위원은 “집중력은 편안함에서 나오는데 그 편안함은 대범함에서 나온다”라고 타자들의 소극적 플레이와 자신감 결여를 꼬집었다.
박용택 KBS 해설위원 또한 김하성의 홈런이 뒤늦게 나오자 “편안하게 치니 얼마나 좋은가. 편안하게 치면 이런 타구가 충분히 나온다”라고 심리적인 부분을 언급했고, 최정을 향해서는 “옆에서 잔소리를 하고 싶다. 너무 급하다. 지금 갖고 있는 걸로는 절대 공을 이겨낼 수 없다”라고 돌직구를 날렸다. 
1숭 2패를 기록 중인 한국은 14일 오후 7시 중국과의 대회 1라운드 최종전을 앞두고 있다. 이에 앞서 오후 12시에 열리는 체코-호주전에서 체코가 4실점 이상을 하면서 호주를 꺾고, 곧이어 한국이 중국을 물리치면 기적의 8강 진출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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