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 주장 김현수(35)와 포수 양의지가 치명적인 실책성 플레이를 하고 말았다.
김현수는 12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1라운드 B조 체코와의 경기에 8번 좌익수로 선발출전해 2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을 기록했다. 한국은 7-3으로 승리하며 이번 대회 첫 승리를 거뒀다.
첫 승리에도 김현수는 마냥 웃을 수 없었다. 7회 실점으로 이어지는 치명적인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기 때문이다. 한국이 6-0으로 앞선 7회 무사 1, 2루에서 곽빈을 대신해 마운드에 오른 정철원은 마르틴 체르벤카에게 좌익수 방면 안타성 타구를 맞았다.
좌익수 김현수는 이 타구를 잡기 위해 달려들었고 안전하게 타구를 처리하는 대신 다이빙 캐치를 선택했다. 그렇지만 김현수는 타구를 잡지 못했고 타구가 뒤로 흐른 사이 1루주자와 2루주자는 모두 홈까지 들어갔고 타자주자는 2루까지 진루하는데 성공했다.
이 타구는 김현수의 실책이 아닌 체르벤카의 2루타로 기록이 됐다. 하지만 김현수의 타구 판단이 아쉬웠다. 이강철 감독은 곧바로 김현수를 최지훈과 교체해 수비를 강화했다.
하지만 대표팀은 8회에도 한 점을 더 내줬다. 2사 만루에서 이용찬의 폭투가 나오면서 허무하게 한 점을 더 헌납했다. 이 폭투에 앞서 포수 양의지가 포수 파울 플라이 타구를 놓쳐 잡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양의지가 파울 타구를 잡았다면 그대로 이닝이 끝날 수 있었지만 타구를 잃어버려 잡지 못했고 이어진 타석에서 실점으로 연결된 폭투가 나왔다.
결과적으로 김현수와 양의지의 플레이는 이날 경기 승패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한국 타선이 1회부터 5점을 뽑아내면서 사실상 승기를 잡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은 현재 승패가 중요한 상황이 아니다. 호주전과 일본전에서 잇따라 패해 8강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한국은 이제 자력으로 8강에 진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1승 2패을 기록한 한국은 중국전까지 승리하고 호주, 체코와 2승 2패 동률을 이룬 뒤 최소실점률 등을 따지는 것이 8강 진출을 위한 유일한 시나리오다. 이 경우 한국은 호주전과 일본전에서 무려 21실점을 기록했기 때문에 이날 경기 실점을 최소화 하는 것이 중요했다. 하지만 김현수와 양의지의 실책성 플레이로 인해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주면서 실점률(.444)이 호주(.333), 체코(.292)에 크게 밀리게 됐다.
이날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한국의 8강 진출 가능성은 크지 않다. 하지만 실낱같은 희망이 살아있는 만큼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는 것이 중요했다. 베테랑 선수들의 수비가 더욱 아쉽게 느껴지는 이유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