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일전은 지구 반대편에 있는 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도 관심거리 중 하나였다. 일본에는 1선발 다르빗슈 유(37), 한국에는 주전 2루수 김하성(28)이 있기 때문이었다.
밥 멜빈(62) 샌디에이고 감독도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시범경기를 앞두고 취재진으로부터 다르빗슈와 김하성이 나온 WBC 한일전을 봤는지에 대해 질문을 받았다.
샌디에이고 지역 매체 ’97.3 더 팬’에 따르면 멜빈 감독은 “일찍 일어나서 조금 보긴 했는데 다르빗슈는 못 봤다. 내가 경기를 보기 시작할 때 이미 승부가 거의 결정된 상황이었다”며 “경기가 어떻게 됐는지 아는가?”라고 기자들에게 되물었다.
한국시간으로 지난 10일 오후 7시에 플레이볼한 한일전은 미국 애리조나 현지시간으로 새벽 3시에 시작했다. 시작부터 볼 수 없었던 멜빈 감독이 아침 일찍 TV를 켰을 때 3이닝만 던진 다르빗슈는 이미 내려갔고, 승부도 일본 쪽으로 넘어간 뒤였다.
이날 경기는 한국이 일본에 4-13 대패를 당했다. 3회초 3점을 선취했으나 3회말 곧바로 4점을 내주면서 역전당했고, 6~7회 밀어내기 2개 포함 볼넷 5개와 몸에 맞는 볼 1개, 폭투 1개가 겹친 투수들의 자멸쇼가 이어지며 대거 7실점했다.
멜빈 감독이 어느 상황까지 봤는지 알 수 없지만 결과만으로도 한일 야구의 극명한 수준 차이를 느꼈을 것이다.
한편 샌디에이고에서 관심 대상이 된 다르빗슈와 김하성의 맞대결은 2타수 무안타, 다르빗슈의 승리로 끝났다. 1회 첫 대결에서 김하성은 다르빗슈의 5구째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유격수 땅볼 아웃됐다. 3회에도 6구 풀카운트까지 승부한 끝에 슬라이더를 받아쳤으나 3루 땅볼이 됐다. 일본 3루수 무라카미 무네타카의 송구 실책이 나오면서 김하성은 2루까지 갔다.
이날 다르빗슈는 타선 지원을 받아 승리투수가 됐지만 3이닝 3피안타 1사구 1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고전했다. 김하성은 4타수 무안타 침묵. 앞서 9일 호주전도 4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아직 WBC 첫 안타를 신고하지 못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