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히 메이저리거가 아니다. 대만 야구 대표팀의 유일한 메이저리거 장위청(28·보스턴 레드삭스)이 2경기 연속 결정적인 홈런으로 대만을 들썩이게 했다.
장위청은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 베이스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A조 조별리그 네덜란드전에 4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장, 2회 결승 만루 홈런을 터뜨리며 3타수 2안타 4타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1-1 동점을 만든 2회 무사 만루 찬스. 장위청은 네덜란드 구원 데릭 웨스트의 4구째 93마일 포심 패스트볼을 걷어올려 중앙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 홈런을 폭발했다. 이날 경기 승부를 가른 결승 홈런으로 대만은 네덜란드를 9-5로 꺾고 2승1패를 마크, 조 1위로 8강 토너먼트 진출 가능성을 높였다.
대만은 첫 경기였던 지난 8일 ‘복병’ 파마나에 5-12로 덜미를 잡혔다. 장위청은 5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활약했지만 투수들이 무너졌다. 대만 홈에서 충격의 패배를 당하며 불안하게 시작했지만 하루 쉬고 10일 이탈리아전에서 11-7 재역전승을 거두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그 중심에 장위청이 있었다. 5-7로 뒤진 6회 2사 1루에서 캔자스시티 로열스 마이너 소속 투수 스티븐 우즈 주니어의 초구 94.3마일 싱커를 밀어쳐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동점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결정적인 동점포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 1볼넷 3출루 활약으로 대만의 역전승을 견인했다.
여세를 몰아 네덜란드전에도 결승 만루 홈런을 폭발한 장위청은 대만의 8강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 WBC 3경기에서 장위청은 12타수 6안타 타율 5할 2홈런 7타점 2볼넷 1삼진 OPS 1.654로 대폭발하고 있다. 3경기 연속 2안타 멀티히트에 타점을 올리며 대만의 반전을 이끌고 있다.
이번 대만 대표팀에서 유일한 현역 메이저리거인 유틸리티 내야수 장위청은 지난 2019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서 데뷔한 뒤 4년간 통산 196경기 타율 2할1푼3리 104안타 14홈런 61타점 OPS .639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클리블랜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탬파베이 레이스, 보스턴까지 4개 팀을 오가며 69경기 타율 2할8리 4홈런 15타점 OPS .605로 부진했다.
시즌 후 보스턴에서 논텐더 방출된 장위청은 당초 이번 WBC 대표팀 합류를 거절했다. 새 팀을 찾아 메이저리그 시즌 준비에 집중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군면제를 받아놓고 대표팀을 거부한 것을 두고 대만 내에서 여론이 악화됐다. 대만도 징병제 국가로 모든 남성에게 병역 의무가 있다. 장위청은 지난 2019년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 우승을 하면서 12일 복무로 사실상 군 면제를 받았다.
다만 규정에 따라 12일 복무 후에도 5년간 보충역으로 편입된다. 2025년까지 보충역인 장위청의 대표팀 차출 거부을 두고 논란이 일었고, 결국 1월초 장위청은 대표팀 합류로 입장을 바꿨다. 다소 곱지 않은 시선 속에 WBC를 맞이했지만 연일 결정적인 활약으로 논란을 잠재웠다. 그야말로 야구로 보답하는 중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