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를 삼진 잡은 '기념구'는 챙겨야지.
일본은 11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체코와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10-2로 승리했다.
일본 선발 투수 사사키 로키는 최고 164km 강속구를 찍으며 3⅔이닝 2피안타 8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1~4회 매 이닝 삼진 2개씩 잡아내며 승리 투수가 됐다.
그러나 승패를 떠나 더 눈길을 사로잡은 투수는 따로 있었다. 체코 선발 온드르제이 사토리아였다. 사토리아는 1회 일본 강타선을 상대로 삼자범퇴로 출발했다. 라스 눗바를 우익수 뜬공, 곤도 겐스케를 삼진으로 잡은 후 오타니 쇼헤이는 117km 느린 슬라이더로 1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사토리아는 2회 1사 만루 위기에서 2루수 인필드 플라이와 3루수 땅볼로 위기를 넘겼다. 구속이 느린 공에 일본 타자들이 제대로 히팅 포인트를 맞히지 못하고 당황한 듯 보였다.
압권은 3회 1사 1루에서 오타니 상대로 3구삼진을 잡은 장면이다. 사토리아는 초구 127km 슬라이더로 스트라이크를 잡고, 2구째는 114km 커브로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3구째 116km 느린 슬라이더가 홈플레이트에 떨어지는 원바운드 공이 됐는데 오타니는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헛스윙 후 헬멧이 살짝 벗겨질 정도였다.
이후 2사 1,2루에서 요시다 마사타카에게 2타점 좌선상 2루타를 맞았지만 경기 초반 인상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일본 기자는 파벨 하딤 체코 감독에게 사토리아의 투구 평가와 함께 "3회 오타니를 삼진 잡은 공을 덕아웃으로 보내 기념구로 챙기는 장면을 봤다. 오타니 삼진을 잡은 것에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다.
하딤 감독은 "오늘 사토리아의 서프라이즈한 투구를 기대했는데, 잘 던졌다"고 칭찬하며 "오타니는 원더풀한 타자다. 아주 훌륭한 선수이고, 그런 선수를 삼진으로 잡아서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거는 물론 현역 마이너리거 선수도 거의 없이 일반 직장 생활을 하면서 야구를 하는 '투잡' 선수들로 꾸려진 체코 대표팀은 WBC 본선에 첫 출전해 중국을 꺾고 역사적인 첫 승리를 거둔데 이어 또 하나의 추억을 가져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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