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외국인 투수 펠릭스 페냐(33)는 지난해 9월20일 대전 롯데전에서 6회 상대 타자 안치홍의 강습 타구에 코를 맞으면서 시즌을 끝났다. 타구가 워낙 빨라 피할 틈도 없었고, 코뼈 골절로 인해 수술을 받아야 했다.
지난해 7월 대체 선수로 한화에 합류한 페냐는 13경기 5승4패 평균자책점 3.72를 기록했다. 마지막 6경기에서 4승1패 평균자책점 2.36으로 호투하며 KBO리그 적응력을 높이던 중 갑작스런 부상으로 시즌이 끝나 아쉬웠다. 하지만 한화는 페냐와 재계약을 할 평가 근거를 충분히 확보했다.
시즌 후 총액 85만 달러에 페냐와 재계약했다. 손혁 한화 단장은 “페냐는 포심과 투심 패스트볼 구속 차이가 거의 없다는 게 장점이다. 두 구종 모두 최고 153km를 기록했다. 마지막 6경기에서 9이닝당 탈삼진 10.5개(같은 기간 리그 2위)는 우리 수비에 도움을 줄 것이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해 시즌 중에도 재계약을 희망했던 페냐는 “한화 구단에 대한 신뢰감이 크다. 팀 동료들과 잘 지냈고, 내게 자신감을 회복시켜준 팀이라 재계약을 결정했다”며 “한국야구를 몇 달 동안 경험하면서 타자들의 컨택 능력이나 스몰볼 스타일을 알고 적응한 게 올 시즌 준비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기대대로 페냐는 스프링캠프 실전에서 순조롭게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에서 네덜란드 WBC 대표팀, 일본 오키나와에서 롯데와 KIA 상대로 총 3경기에 나서 7이닝 5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캠프 투수 MVP에 선정됐다. 미국에서 최고 152km, 일본에서도 2경기 연속 최고 151km 강속구로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다. 외국인 선수이지만 이례적으로 캠프 MVP를 받은 것에서 팀의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
지난해 갑작스런 코뼈 골절 충격도 극복했다. “부상 당시에는 굉장히 겁이 났었다. 하지만 지금 이렇게 공을 던지는 것에서 보듯 잘 회복한 상태”라며 웃은 페냐는 “팀이랑 시즌 끝까지 하고 싶어 (부상 이후) 곧바로 출국하지 않고 남았었다”고 떠올렸다. 골절된 코뼈 고정 시술을 받았던 페냐는 남아있던 3주간의 시즌 잔여 일정을 끝까지 소화하는 팀 스피릿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화는 오프시즌에 FA 및 트레이드로 즉시 전력 선수들을 대거 영입해 탈꼴찌 희망을 높이고 있다. 페냐는 “작년보다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선수들 전체가 결집된 분위기에서 훈련하며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올해는 많이 이길 수 있을 것 같다”며 “나뿐만 아니라 우리 선수들 모두 부상 없는 시즌이 됐으면 좋겠다. 한화에 있는 동안 꼭 우승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야구와 문화를 먼저 경험한 만큼 새로운 외국인 투수 버치 스미스에게도 여러 가지 팁을 알려준다. 페냐는 “스미스도 지난해 일본에 있었고, 야구적인 건 비슷할 것이다. KBO리그에 맞는 볼 배합 등을 이야기하면서 한국 음식도 추천하고 있다. ‘OO치킨’을 최고로 추천한다”며 웃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