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금 문제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미국 대표팀 승선이 불발돼 실망을 금치 못했던 클레이튼 커쇼(35·LA 다저스)가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홈런 2개를 맞았다. 하지만 최고 구속 150km로 준비 과정은 어느 때보다 순조롭다.
커쇼는 1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캐멀백랜치에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등판, 3이닝 5피안타(2피홈런) 2볼넷 2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1회 에인절스 1번 테일러 워드에게 2구 만에 좌중월 솔로포로 선두타자 홈런을 맞고 시작한 커쇼는 케빈 파드로, 맷 타이스, 잭 네토에게 3연속 안타를 허용해 1회에만 2점을 빼앗겼다.
2회 워드를 볼넷으로 출루시켰으나 나머지 3타자를 아웃시킨 커쇼는 3회 파드로에게 다시 좌월 솔로 홈런을 맞아 3점째를 내줬다. 이어 타이스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흔들리는가 싶었지만 후속 3타자를 범타 요리했다. 총 58개의 공을 던지고 이날 첫 등판을 마쳤다.
‘MLB.com’에 따르면 경기 후 커쇼는 “신체적으로 모든 것이 좋은 느낌이다. 몇 가지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지만 첫 등판치곤 전체적으로 좋았다”고 말했다. 최고 구속도 93마일(150km)까지 나왔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커쇼의 공이 잘 나갔다. 구속은 92~93마일로 고무적이었다. 오늘은 커맨드가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고, 슬라이더에 대한 감각도 없었다. 하지만 3이닝을 던지며 투구수를 늘린 건 긍정적이다”고 반겼다.
당초 WBC 미국 대표팀에 포함된 커쇼는 예년보다 조금 더 빨리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그러나 보험금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WBC 참가가 불발됐고, 다저스는 커쇼의 시즌 준비 과정을 일부러 늦췄다. 예전보다 시범경기 첫 등판이 조금 늦었지만 컨디션은 좋다.
지금 당장 은퇴해도 명예의 전당에 입성 가능한 커쇼는 최근 3년간 허리, 어깨, 팔뚝 부상으로 규정이닝을 넘기지 못했다. 전성기 같은 강속구도 사라져 지난해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90.7마일(146km)에 그쳤지만 여전히 위력적인 슬라이더, 커브에 안정된 커맨드를 자랑한다. 지난해 22경기(126⅓이닝) 12승3패 평균자책점 2.28로 경기에 나올 때만큼은 정상급 투구를 펼치고 있다.
다저스는 우완 에이스 워커 뷸러가 지난해 8월말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아 올 시즌 아웃이 유력하다. 또 다른 핵심 선발투수 토니 곤솔린도 최근 연습 중 왼쪽 발목을 다치면서 개막 합류가 불투명한 상황이라 시즌 초반부터 커쇼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