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가 연이어 망신을 당했다.
호주, 일본, 체코, 중국과 함께 WBC 1라운드 B조에 편성된 한국은 지난 9일 호주와의 첫 대결에서 7-8로 패한 데 이어 10일 일본에 3-14로 무릎을 꿇었다. 7회부터 9점 차로 벌어지면서 10점 이상 콜드게임 패배를 당할 뻔 했으나 일본의 '56홈런' 4번 타자 무라카미 무네타카 덕분에(?) 최악의 수모는 피했다.
일본은 장단 13안타를 때려내며 한국 마운드를 사정없이 두들겼다. 하지만 4번 3루수로 나선 무라카미는 예외였다. 중국전에서 3타수 무안타 1타점에 그쳤던 그는 이날 경기에서도 4타수 무안타 1타점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들었다.
2회 선두 타자로 나서 루킹 삼진으로 물러났던 무라카미는 3회 무사 만루 찬스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선발 김광현을 구원 등판한 원태인과 볼카운트 2B-0S에서 3구째를 때렸으나 타구는 내야에 높이 떴다. 유격수 인필드 플라이.
5회 1사 후 오타니가 우익수 오른쪽 2루타로 추가 득점 기회를 마련했다. 타석에 들어선 무라카미는 세 번째 투수 곽빈을 상대로 1,2구 연속 볼을 골랐다. 3구째 파울이 됐지만 볼카운트는 여전히 유리한 상황이었다. 무라카미는 곽빈의 4구째를 때렸으나 2루 땅볼로 물러나고 말았다.
무라카미는 6회 무사 만루 찬스에서 좌익수 희생 플라이로 첫 타점을 올렸다. 7회 또다시 만루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섰지만 스탠딩 삼진을 당했다.
무려 세 번의 만루 찬스에서 1타점에 그친 무라카미. 4번 타자의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무기력한 모습을 노출했다. 물론 그 덕에 한국 야구는 최악의 수모를 피할 수 있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