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오타니는 피했지만 타자 오타니는 피할 수 없었다. 일본의 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한국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오타니는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조별리그 두 번째 경기 한국전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 3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 2볼넷으로 활약했다. 오타니의 활약에 힘입어 일본은 한국을 13-4로 완파했다. 조별리그 2연승을 거두면서 8강 토너먼트 진출을 사실상 확정했다.
오타니는 전날(9일) 중국전에서 선발투수 겸 3번 지명타자로 동시 출장했다. 투수로 4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선발승을 따낸 오타니는 타자로도 2루타 1개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 2볼넷으로 4출루 경기를 했다.
이날 한국전에는 투수로 나서지 않고 타자로 전념했다. 한국은 투수 오타니를 피하는 행운을 누렸지만 타자 오타니까지는 피할 수 없었다. 오타니는 3타수 2안타 3타점 3득점 2볼넷으로 중국전에 이어 2경기 연속으로 4출루에 성공했다.
1회 첫 타석에서 한국 좌완 선발 김광현과 7구 승부 끝에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에 배트가 헛돌아 삼진을 당한 오타니는 3회 1사 2,3루에서 자동 고의4구로 1루에 걸어나갔다. 교체된 투수 원태인이 오타니와 승부하지 않고 비어있는 1루를 채웠다. 오타니의 고의4구로 연결된 만루 찬스에서 일본은 요시다 마사타카의 2타점 중전 적시타가 터지며 4-3으로 역전했다.
오타니는 5회 3번째 타석에서 첫 안타 손맛을 봤다. 바뀐 투수 곽빈의 4구째 몸쪽 커터를 잡아당겨 우익선상으로 빠지는 2루타를 쳤다. 3구째 스트라이크를 잡은 커터에 이어 또 한 번 몸쪽에 잘 붙은 공이었지만 오타니는 빠른 몸통 회전으로 받아쳐 장타를 만들어냈다. 계속된 1사 3루에서 오타니는 요시다의 우익수 희생플라이 때 6-3으로 달아나는 득점을 올렸다.
6회 무사 만루 찬스에선 적시타까지 쳤다. 바뀐 투수 김원중의 초구 가운데 낮은 체인지업을 정확하게 잡아당겨 1타점 우전 적시타로 연결했다. 타구 속도 103.7마일(166.9km) 총알 안타. 일본의 6회 5득점 빅이닝을 알리는 첫 적시타였다.
7회 1사 만루 타석에선 좌완 이의리가 폭투를 범하면서 2,3루로 바뀌었다. 이의리는 오타니와 풀카운트 승부를 이어갔지만 6구째 마지막 공이 몸쪽으로 완전히 빠지는 볼이 됐다. 볼넷으로 1루에 걸어나간 오타니의 이날 경기 4번째 출루. 1회 삼진을 잡은 김광현을 제외하고 나머지 4타석에서 4명의 한국 투수들이 오타니를 마주했지만 누구도 아웃을 잡아내지 못했다.
한국 마운드를 공포에 질리게 한 타자 오타니는 이날까지 WBC 2경기에서 7타수 4안타(2루타 2개) 타율 5할7푼1리 3타점 4볼넷 1삼진 OPS 1.584를 마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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