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점포→2점포...양의지 외로운 분투, 마운드 붕괴와 함께 빛 바래다 [오!쎈 도쿄]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03.11 00: 33

국가대표 안방마님 양의지의 방망이가 이틀 연속 폭발했다. 그런데 이틀 연속 웃지 못했다. ‘국제용 타자’로 거듭나려는 분전은 이틀 연속 패배로 빛이 바랬다. 한국은 이제 1라운드 탈락과 마주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양의지는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일본과의 경기에 8번 포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1안타(1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양의지의 분투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일본에 4-13으로 대패를 당했다. 
양의지는 전날(9일) WBC 1차전 호주전에서 0-2로 끌려가던 5회말 역전 스리런 홈런을 쏘아 올리며 경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투수진이 붕괴되면서 7-8로 재역전패를 당했다. 호주만 바라봤던 한국 입장에서는 뼈아픈 결과였고 8강 진출 확률도 낮아진 상황이었다.

3회초 무사 2루에서 한국 양의지가 선제 좌월 투런포를 날리며 기뻐하고 있다. 2023.03.10 /spjj@osen.co.kr

이제 남은 건 한일전 승리였다. 한일전 승리 이후 일본이 호주를 잡아주면 3팀이 물고 물리면서 8강 진출을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일본의 선발 투수는 미국과 일본에서 통산 188승을 거둔 최고참 다르빗슈 유였다. 다르빗슈를 상대로 물고 늘어지며 선취점을 뽑고 경기를 주도해야 했다. 
그리고 그것을 해냈다. 한국은 2회까지 6타자 연속 범타로 물러났지만 3회 선두타자 강백호가 전날의 본헤드 플레이를 속죄하는 2루타를 치고 나가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 기세를 양의지가 곧장 이어 받았다. 양의지는 다르빗슈를 끈질기게 물고 늘어졌고 1볼 2스트라이크에서 6구 승부 끝에 다르빗슈의 135km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선제 투런포를 작렬시켰다. 모두가 홈런을 직감한 큼지막한 타구였다. 한국은 양의지의 투런포로 기선을 확실하게 제압했고 이후 상대 실책을 유발한 뒤 이정후의 적시타까지 나오며 3-0으로 앞서나갔다. 
이틀 연속 홈런을 쏘아 올린 양의지는 최고의 퍼포먼스를 냈다. 하지만 팀의 결과가 따라오지 못했다. 3회 3점을 얻은 한국이었지만 이어진 3회말 선발 김광현이 연속 볼넷을 허용하면서 위기를 자초했고 결국 4실점하며 3-4로 역전을 당했다. 
김광현과 양의지의 배터리는 3득점 이후 하위 타선을 상대로 너무 신중한 승부를 펼치다가 8.9번 타자에게 볼넷을 허용해 상위 타선에 기회를 연결시켰다. 결국 라스 눗바에게 추격의 적시타를 맞은 뒤 곤도 겐스케에게 적시 2루타를 맞았다. 김광현이 내려간 뒤 원태인은 요시다 마사타카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이후 양의지의 선제 투런포를 언급하기에 힘든 경기 방향으로 전개됐다. 5회 2점을 더 헌납하면서 격차가 더 벌어졌다. 6회 박건우의 솔로포로 1점을 더 따라 붙었지만 이어진 6회말 대량 실점했다. 양의지의 이틀 연속 홈런포는 빛이 바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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