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킬러’ 김광현의 8년 만의 한일전 선발 등판. 김광현은 뒤가 없는 혼신의 투구를 펼쳤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김광현은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1라운드 일본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2이닝 59구 3피안타 2볼넷 2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주자는 무사 2,3루. 오타니 타석을 앞에 두고 교체됐다. 최종 기록은 2이닝 4실점.
1라운드 65구 투구수 제한을 앞두고 김광현은 3회 신중한 승부를 펼치다가 볼넷을 연거푸 허용했고 연속 적시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전날(9일) 호주전 충격의 7-8 패배로 8강 진출에 먹구름이 낀 한국은 이날 한일전을 반드시 승리해야 하고 봐야 한다. 한일전까지 패하면 한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수렴하게 된다.
김광현은 지난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본선 풀리그에서 5⅓이닝 1실점을 기록했고 준결승전에서 8이닝 2실점을 하면서 ‘일본 킬러’ 칭호를 얻었다. 그러나 이후 한일전 성적이 좋지 않았다. 베이징 올림픽의 기억을 안고 다시 나선 2009년 WBC 대회 한일전에서는 1⅓이닝 7피안타 8실점을 헌납했다. 지난 2015년 프리미어12 개막전에서 2⅔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약 8년 만의 한일전 등판이다.
김광현은 1회부터 신중하면서도 전력을 다했다. 선두타자 라스 눗바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콘도 겐스케와의 풀카운트 승부에서는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냈다. 그리고 오타니를 상대로도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고 바깥쪽 낮은 코스로 슬라이더로 꽂아넣으면서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2회에도 선두타자 무라카미 무네타카를 루킹 삼진으로 처리하며 시작했다. 그러나 요시다 마사타카를 2루수 땅볼로 유도했지만 2루수 토미 현수 에드먼이 1루 송구 실책을 범했다. 송구가 관중석으로 들어가면서 요시다를 2루까지 허용했다. 내야안타와 실책이 동시에 기록됐다. 1사 2루의 위기. 그러나 김광현은 오카모토 카즈마를 3구 삼진으로 솎아냈고 마키 슈고 역시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조합으로 헛스윙 삼진으로 유도했다. 2회는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냈다.
타선이 3회초 양의지의 선제 투런포와 이정후의 우전 적시타로 3점을 뽑아냈다. 김광현이 마운드에서 버티는 일만 남았다. 하지만 선두타자 겐다 소스케에게 2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볼넷을 허용했다. 겐다에게 2루 도루를 허용한 뒤에는 나카무라 유헤이를 상대로도 볼넷을 내주며 무사 1,2루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눗바를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 끝에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 3-1로 추격을 허용했고 무사 1,3루 위기가 계속됐다.
이후 콘도와의 승부에서도 중견수 키를 넘기는 적시 2루타를 맞으면서 3-2까지 추격 당했다. 결국 이강철 감독은 원태인으로 투구를 교체했다.
원태인은 첫 타자 오타니는 자동 고의4구로 내보냈다. 그리고 무라카미를 유격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그러나 요시다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내주면서 3-4로 역전을 당했다. 모두 김광현의 책임주자였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