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홀드왕이 복병 체코의 장타력에 무너졌다.
중국 대표팀으로 출전 중인 KBO리그 KT 위즈 소속의 주권은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WBC 1라운드 B조 체코와의 경기, 5-4로 앞서던 9회 1사 2,3루 위기 상황에서 불을 끄기 위해 올라왔다.
주권은 통산 105홀드를 기록하고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연속 20홀드, 그리고 2020년 31홀드로 홀드왕에 올랐던 KBO리그 대표 불펜 투수였다.
중국에서 태어난 주권은 10살 때 한국으로 이주했고 귀화했다. 지금은 완전한 한국 국적이다. 그러나 주권은 지난 2013년 WBC에 이어 두 대회 연속 중국 대표팀 유니폼을 입게 됐다. 중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를 둔 주권은 WBC의 국적 선택 규정 상으로 중국을 대표해서 대회에 나설 수 있었고 이번 대회 역시 중국야구협회의 간곡한 요청으로 중국 대표로 합류하게 됐다.
그런데 이날 중국 대표로서 소방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주권은 올라오자마자 첫 타자였던 마르틴 무지크에세 초구를 통타 당해 역전 스리런 홈런까지 얻어 맞았다. 결국 5-7로 역전을 당하며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경기까지 뒤집어졌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페트르 지마에게 우중간 2루타에 필립 스몰라에게 우전 적시타까지 허용, 추가 실점했다. 5-8까지 격차가 벌어졌다.
주권이 만약 이 점수를 지켰다면 중국의 WBC 역사상 3번째 승리가 완성될 수 있었다. 하지만 유럽 예선을 정복한 체코의 장타력이 주권마저 집어삼켰다. 결국 중국은 9회말 격차를 좁히지 못한 채 5-8로 패했다. 중국은 2패를 당하면서 1라운드 탈락이 유력해졌다.
체코 선수들은 대부분 자신의 본업을 갖고 있고 이번 대회도 직장에 휴가를 쓰고 참가한 선수들이 대부분이다. 주권은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체코의 야구 역사상 최고의 날, 주권이 희생양으로 남게됐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