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시절 국민타자로 활약하며 한국 야구의 부흥기를 이끈 두산 이승엽 감독이 한일전을 앞둔 대표팀 선수들에게 피가 되고 살이 되는 특급 조언을 남겼다.
이승엽 감독은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키움 히어로즈와의 연습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전날 호주전 패배에 그 누구보다 짙은 아쉬움을 표했다. 한국 야구대표팀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거행된 호주와의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1라운드 첫 경기서 7-8 충격패를 당했다.
이 감독은 “두산 훈련 시간이라 간간이 소식만 들었다. 그런데 결과가 그렇게 났으니 얼마나 힘들겠나. 현장에 있는 선수들과 스태프들은 웃지도 못할 것이다”라고 안타까워했다.
이 감독은 이날 연습경기를 마친 뒤 자택에서 운명의 한일전을 시청할 계획이다. 전날 패배로 벼랑 끝에 몰린 한국은 10일 오후 7시 일본 도쿄돔에서 일본과 조별예선 두 번째 경기를 치른다.
이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그 동안 위기에서 힘을 냈다. 시드니올림픽 때도 호주에게 져서 예선 탈락 위기였는데 일본을 잡고 반등하며 올라갔다. WBC 때도 전력으로 해서 두 번을 이겼다”라며 “야구는 의외성이 굉장히 많다. 우리가 호주에게 잡힐 거라고 예상했던 분들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일본전도 마찬가지다. 밑에서 잡는다는 입장으로 하면 좋은 경기할 수 있을 것이다. 응원을 해주셔야 한다. 한마음이 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단, 의외성에는 전제 조건이 있다. 이른바 죽을 각오로 경기에 임하는 것이다. 이 감독은 “국가대표를 해봤던 사람으로서 현장에 있는 선수들이 얼마나 힘들까. 부진한 선수들은 더 힘들 것이다. 빨리 이겨내고 새로운 날이 왔으니 오늘 경기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한다. 보통 각오로는 안 된다. 죽을 각오로 힘을 내야한다. 나 또한 응원하겠다”라고 한일전 승리를 기원했다.
키움 홍원기 감독 또한 야구계 지도자로서 대표팀의 1차전 패배에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홍 감독은 “나름 최선을 다했는데 너무 안타깝다. 중계를 보면서 현장의 압박감이 그대로 느껴졌다. 꼭 이겨야한다는 중압감이 눈에 보이니 더 안타깝더라. 결과가 좋았으면 더 좋았을 텐데”라고 아쉬워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