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4번타자'에서 '조선의 해설자'로 변신한 SBS 이대호 해설위원이 나선 SBS가 WBC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이대호는 9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1차전 호주와 경기를 정우영 캐스터, 이순철 해설위원과 호흡을 맞춰 중계했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은 경기 막판까지 추격했지만 아쉽게 호주에 7-8로 패했다. 10일 시청률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SBS는 가구 시청률 1.7%(서울 수도권 기준)로 시청률 1위를 기록했고, 네이버 동접수에서도 타사를 압도하며 1위에 등극했다.
이번 WBC를 통해 처음으로 중계석에 앉은 이대호는 대표팀의 일원으로 경기를 치렀을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에 "손에 땀이 난다"며 선수만큼이나 떨리는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이대호는 한국 대표팀이 좀처럼 물꼬를 트지 못할 때는 "잘하겠다는 마음보다는 하나씩 하나씩 풀어간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베이스에 주자를 모아서 연결하다 보면 점수를 낼 수 있다. 마음 편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진심 어린 조언을 했다. 후배들의 선전을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 "내려가서 응원을 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선발 투수로 나선 고영표가 삼진을 잡아낼 때는 마치 더그아웃에서 소리치는 것처럼 크게 환호했으며, 미래를 내다보는 '예지력'이 발휘되기도 했다. 이대호가 "알고도 치기 힘든 체인지업 하나 던져줬으면 좋겠다"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고영표가 체인지업을 던지자, 이순철 해설위원은 "돗자리 깔아야 할 거 같다"며 놀라워했다.
잠잠했던 '응원단장' 이대호의 목소리는 5회 말에 터졌다. 김현수가 볼넷으로 나가고, 박건우의 안타와 양의지의 스리런 홈런이 이어지자 "소름이 돋는다. 머리가 아프다. 선수 때가 더 좋은 것 같다"라며 긴장했다. 한국 대표팀이 홈플레이트를 밟는 순간 그의 목소리 데시벨은 더욱 상승했다.
고영표를 포함해 원태인, 정철원, 소형준 등 투수들의 특징과 현역시절 상대했던 생생한 경험을 전해 해설 몰입도를 높였다. 이대호는 한국 대표팀이 역전을 당한 뒤에는 "우리는 8회, 9회에 강하다. 야구는 9회말 2아웃부터다"라고 열정적으로 격려 했으나 아쉽게 패했다.
지난 카타르 월드컵 경기 직후 SBS는 박지성 이승우 해설위원, 배성재 캐스터가 진행한 후토크도 시청자들의 호평이 쏟아졌었는데, 이번 WBC 경기 직후에도 이순철, 이대호 해설위원 정우영 캐스터가 네이버와 스브스스포츠를 통해 후토크를 진행했다.
후토크에서 이순철, 이대호 해설위원 정우영 캐스터는 패배의 충격에 의해 한동한 말을 잇지 못하다, 중계를 통해 미처 전하지 못한 아쉬움과 내일 경기에 대한 당부를 전했다. 이대호 해설위원은 "작은 실수 하나로 분위기가 넘어가 아쉬운 결과로 이어졌다"고 날카롭게 지적했다. 이대호는 후배들에게 다음 경기인 한일전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 "한일전, 이제는 갈 데가 없다. 마지막 경기라 생각하고 총동원해야 한다"라며 선수들의 승리를 기원했다.
한국은 10일 오후 7시 도쿄돔에서 B조 2차전 일본과 경기를 치르는데, SBS는 이순철, 이대호 해설위원 정우영 캐스터가 생중계에 나선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