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올림픽 이야기를 꺼낼 수밖에 없는 장면 중 하나였다".
안치용 전 해설위원은 지난 9일 호주와의 B조 예선 첫 경기에서 어처구니없는 주루사를 당한 강백호를 두고 이같이 말했다. 강백호는 1점 차 뒤진 7회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대타로 나서 한화 출신 서폴드를 상대로 좌중간 2루타를 터뜨렸다.
그는 2루 베이스에서 발이 떨어진 줄도 모르고 세리머니를 펼쳤고 호주 2루수 글렌데닝은 빈틈을 놓치지 않고 강백호를 태그했다. 심판이 세이프를 선언하자 호주 벤치는 비디오 판독 요청을 했고 결과는 아웃으로 뒤바뀌었다.
1사 2루 득점 찬스가 졸지에 2사 주자 없는 상황이 된 것. 누군가는 그랬다. "강백호는 감정에 충실했고 글렌데닝은 기본에 충실했다"고.
호주전 필승 전략을 세웠던 한국은 7-8 쓰라린 패배를 당했다. 10일 일본을 넘지 못한다면 8강 진출은 사실상 어려워진다.
안치용 전 해설위원은 유튜브 채널 '베이스볼 런치 : 브런치'를 통해 "지인들과 함께 야구를 보고 있었는데 (강백호의 세리머니 주루사를 보고) 도쿄 올림픽 이야기를 꺼낼 수밖에 없는 장면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과거 도쿄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팀이 지고 있는 가운데 덕아웃에 앉아 껌을 질겅질겅 씹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은 장면을 연상케 한다는 의미였다.
안치용 전 해설위원은 "물론 너무나 중요한 상황에서 안타를 만들어내서 기분 좋았던 건 공감할 수 있지만 어찌 됐든 본헤드 플레이였다. 투수력에서도 밀렸지만 본헤드 플레이가 나왔다는 점에서 한국이 호주를 이길 수 없었던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최악의 결과다. 패한 것도 너무 아쉬운데 내용 자체도 너무나도 기대 이하의 모습이었다. 많은 야구팬들이 기대했던 호주 1차전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8강 진출을 위해 일본은 반드시 꺾어야 할 상대. 안치용 전 해설위원은 "내일 일본에 패한다면 사실상 8강 진출이 거의 희박해진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힘을 동원해 반드시 잡아내야 하는 경기임에 틀림없다. 내일 경기는 정말 내용은 중요하지 않다. 오로지 이길 수 있는 경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