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시절 ‘코리안 특급’ 박찬호(50)와 배터리를 이룬 ‘레전드 포수’ 마이크 피아자(55) 이탈리아 감독이 연장 승부치기 접전 끝에 쿠바를 잡고 WBC 첫 승을 신고했다.
이탈리아는 9일(이하 한국시간)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 베이스볼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A조 경기에서 쿠바를 6-3으로 꺾었다. 이탈리아계 미국인으로 지난 2019년 11월 이탈리아 대표팀 감독에 선임된 피아자는 감독으로 맞이한 WBC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427홈런으로 공격형 포수의 대명사였던 피아자 감독의 세밀함이 빛났다. 경기 내내 수비 시프트가 적중하며 쿠바 타선을 봉쇄했고, 10회 승부치기에서 기막힌 작전으로 승기를 잡았다.
10회초 무사 2루에서 이탈리아 타자 존 발렌테가 보내기 번트 동작을 취하자 쿠바 3루수 요안 몬카다가 앞으로 들어왔다. 그러나 발렌테가 번트를 대지 않고 배트를 거둬들인 사이 2루 주자 살 프렐릭이 비어있던 3루를 훔치며 도루에 성공했다. 쿠바 포수 로렌조 퀸타나가 송구 동작을 취했지만 3루가 비어있는 바람에 승부를 해보지도 못했다. 절묘한 작전으로 한 베이스 더 전진한 이탈리아는 계속된 무사 3루에서 발렌테의 중전 적시타로 결승점을 올렸다. 10회에만 4득점 빅이닝.
전날(8일) 네덜란드에 2-4로 패했던 쿠바는 이탈리아에도 덜미를 잡혀 2연패를 당했다. 1라운드 조기 탈락 위기.
5회까지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쿠바 좌완 선발 로에니스 엘리아스는 5이닝 2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이탈리아 타선을 꽁꽁 묶었다. 이탈리아도 우완 선발 맷 하비가 3이닝 2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은 뒤 4회 올라온 구원 안드레 팔란테가 2이닝 1피안타 2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를 이어갔다.
6회 첫 득점이 나왔다. 이탈리아가 0의 균형을 깼다. 쿠바 두 번째 투수 호세 로드리게스를 맞아 프렐릭, 비니 파스콴티노, 데이비드 플레처의 안타로 만든 1사 만루에서 브렛 설리반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냈다. 7회에는 니키 로페즈의 안타에 이어 마일스 매스트로보니가 쿠바의 필승조 리반 모이넬로 상대로 좌월 1타점 2루타를 터뜨려 추가점을 냈다. 쿠바 좌익수 요에니스 세스페데스가 머리 위로 넘어가는 타구를 따라갔지만 글러브에 맞고 튀어 나오면서 2루타가 되고 말았다.
쿠바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7회 에리스벨 아루에바레나의 중전 안타 때 이탈리아 중견수 벤 데루지오가 공을 뒤로 빠뜨리는 실책을 범해 무사 3루 기회를 잡았다. 이어 퀸타나의 중전 적시타로 무득점 침묵을 깬 쿠바는 8회 알프레도 데스파이네의 2루타, 아루아베레나의 우전 적시타로 2-2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연장으로 넘어간 경기는 무사 2루에서 이닝이 시작되는 승부치기로 이어졌다. 이탈리아가 10회초 무사 2루에서 절묘한 작전으로 2루 주자 프렐릭이 3루 도루에 성공한 뒤 발렌테의 중전 적시타가 터지며 결승점을 냈다. 이어 도미닉 플레처의 우월 1타점 2루타와 로페즈의 2타점 중전 적시타로 3점을 더해 쐐기를 박았다. 로페즈가 2안타 2타점 활약. 쿠바는 10회말 루이스 로버트의 적시타로 1점을 따라붙었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탈리아는 여세를 몰아 10일 저녁 8시 대만을 상대로 2연승을 노린다. 쿠바는 오후 1시10분 파나마를 상대로 첫 승에 재도전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