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강백호(KT)를 두고 하는 말이다.
강백호는 2020 도쿄올림픽 동메달 결정전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6-10으로 뒤진 8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덕아웃에서 껌을 질겅질겅 씹으며 멍하게 있는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잡혔다.
이를 본 박찬호 KBS 해설위원은 "강백호의 모습이 잠깐 보였는데요 안 됩니다. 비록 질지언정 우리가 보여줘서 안 되는 모습을 보여주면 안 됩니다. 계속해서 미친 듯이 파이팅을 해야 합니다. 끝까지 가야 합니다"라고 외쳤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영광 재현을 목표로 삼았던 대표팀은 빈손으로 돌아왔다. 껌 논란을 일으킨 강백호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이후 강백호는 껌 논란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그는 "당시 내가 보여드리는 안 되는 모습을 보여드린 건 맞다. 충분히 질타를 받을만한 행동이었다. 조금 더 신중하게 행동했어야 했는데 안일하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 나름대로 허탈하고 아쉬워서 그런 멍 때리는 장면이 나왔다. 당연히 경기 내내 그러진 않았다. 그러나 뭐라 변명할 여지없이 죄송스럽다"고 사과했다.
강백호는 또 "팬들의 질타를 다 받아들이고 앞으로는 성실하게 행동하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려야 할 것 같다. 앞으로 야구로 보답드리기보다 사람으로서 팬들에게 인정받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한동안 껌 논란의 주홍글씨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으나 또다시 논란의 중심에 섰다. 강백호는 6일 오릭스 버팔로스와의 공식 평가전에서 산책 주루로 아쉬움을 남겼다. 상대의 실책성 플레이에도 1루까지 전력 질주하지 않고 여유 있게(?) 가는 바람에 아웃되고 말았다.
그리고 9일 호주와의 첫 대결에서 2루타를 때린 뒤 세리머니하다가 아웃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을 연출했다.
강백호는 7회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최정 대신 타석에 들어섰고 한화 출신 서폴드를 상대로 좌중간 펜스를 직격하는 2루타를 날렸다. 강백호는 베이스에서 발이 떨어진지도 모르고 세리머니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호주 2루수 글렌디닝은 분위기에 취한 강백호를 태그했다. 2루심은 세이프를 선언했다. 하지만 호주 벤치의 비디오 판독 요청으로 원심은 번복됐다. 강백호는 세상 억울한 표정을 지었으나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강백호 뒤에 5회 역전 홈런 포함 2안타 3타점 불방망이를 휘둘렀던 양의지가 준비하고 있었기에 그의 세리머니 주루사는 더욱 아쉽게 느껴졌다.
강백호는 '야구 천재'라 불릴 만큼 타고난 능력과 실력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껌 논란과 산책 주루에 이어 세리머니 주루사로 또다시 오점을 남겼다. 국가대표로서의 책임감을 망각하고 이러한 행동을 범하는 건 비난받아 마땅하다.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태도가 엉망이면 태극마크를 달 자격이 없다고 봐야 한다. 이러한 태도를 가진 선수를 뽑는 건 팀 분위기에 악영향만 미칠 뿐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