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거 듀오’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김하성(샌디에이고)이 평가전에 이어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본선에서도 테이블세터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WBC 야구대표팀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WBC 본선 1라운드 호주와의 첫 경기에서 7-8 충격패를 당했다. 한국은 총력전을 펼치고도 한 수 아래로 평가된 호주에 일격을 당하며 8강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밥상을 열심히 차려야할 테이블세터의 침묵이 패인 중 하나였다. 에드먼은 1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무안타 1삼진, 김하성은 2번 유격수로 나서 4타수 무안타로 나란히 침묵했다.
한국은 순혈주의를 깨고 한국계 미국인 토미 에드먼을 국가대표로 전격 발탁하며 김하성-에드먼이라는 역대 최강 키스톤콤비를 구축했다. 에드먼은 2021년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에서 최고의 수비수에게 주어지는 골드글러브를 수상했고, 김하성은 빅리그 2년차인 지난해 공수 활약 속 마침내 메이저리그 구단의 주전 유격수로 올라섰다. 이강철 감독은 일찌감치 이들을 테이블세터로 낙점, 빅리그 화력을 기대했다.
완벽한 수비와 달리 두 선수의 타격은 평가전부터 이강철호의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김하성은 오릭스전과 한신전에서 각각 1안타씩 손맛을 봤지만 에드먼은 오릭스전에서 4타수 무안타 1삼진, 한신전에서 2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부진했다.
본선에서도 이들의 부진은 계속됐다. 에드먼은 1회 좌익수 뜬공, 4회 헛스윙 삼진, 6회 초구에 유격수 뜬공으로 물러났고, 김하성은 1회 잘 맞은 타구가 중견수 애런 화이트필드의 호수비에 막힌 뒤 4회 3루수 뜬공, 6회 투수 땅볼에 그쳤다.
에드먼-김하성 듀오는 4-8로 뒤진 8회 선구안을 앞세워 연달아 볼넷을 골라낸 뒤 모두 홈을 밟았지만 스코어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사실 이 또한 상대 투수 제구 난조의 도움을 받았을 뿐, 메이저리거 클래스는 느껴지지 않았다.
에드먼은 마지막 9회 선두로 등장해 마침내 첫 안타를 신고했지만 도루 실패로 경기가 끝나며 아쉬움을 삼켰다.
호주전 충격패로 8강 희망이 희박해진 이강철호. 두 선수가 오는 10일 일본전부터는 본래의 폼을 되찾아 기적 같은 8강 진출을 이끌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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