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투수들이 세계무대에서 통하지 않았다. 그것도 한 수 아래로 평가받은 호주타자들에게 굴욕적인 공략을 당했다. 3개의 홈런을 맞으며 무기력하게 첫 승을 헌납했다.
한국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호주와의 WBC 1라운드 첫 대결에서 투타에서 열세를 드러내며 7-8로 충격적인 역전패를 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8강행에 빨간불을 켰다.
한국은 호주타자들에게 익숙치 않는 궤적을 볼을 던지는 언더핸드 고영표를 선발로 내세웠다. 그러나 힘겨운 이닝의 계속이었다. 1회는 깔끔하게 삼자범퇴로 잡았으나. 2회와 3회는 각각 2출루를 내주었고 어렵사리 실점을 막았다.
4회 사구와 내야안타를 내주고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허용했다. 5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으나 1사후 리드오프 팀 케넬리에게 좌월솔로포를 맞고 2실점했다. 최대한 고영표의 이닝을 끌고가려고 했으나 결국 교체할 수 밖에 없었다.
바통을 이은 원태인이 아웃카운트 4개를 잘 잡았다. 정철원도 견제로 아웃카운트 1개를 삭제했다. 한국타선도 5회말 양의지의 역전 투런포 등를 앞세워 3득점했고, 4회도 박병호의 2루타로 한 점을 뽑아 4-2로 리드를 잡았다. 승부의 흐름을 가져오는 듯 했다.
그러나 7회부터 불펜진이 꼬였다. 소형준이 퍼킨스 사구, 보아르스키 중전안타를 내주고 마운드에 내려갔다. 바통을 이은 스플리터맨 김원중이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으나 3번타자 글렌디닝에게 실투성 밋밋한 높은 직구를 던지다 역전 3점포를 맞았다.
추가실점을 막기 위해 4-5로 뒤진 8회말에는 1사후 159승투수 양현종을 내세웠다. 그러나 첫 타자 윈그로브에게 2루 내야안타, 웨이드에게 좌중간 2루타를 내주었고 8번타자 포수 퍼킨스에게 좌월 스리런홈런을 맞았다. 한국불펜은 7회와 8회 3점포 두 방을 맞고 4-8로 승기를 허용했다.
모든 투수들이 상대를 힘으로 압도하는 투구는 아니었다. 스피드, 변화구의 궤적이나 볼의 힘, 핀포인트 제구도 되지 않았다. 스트라이크를 잡으려다 호주의 파워스윙을 견디지 못했다. 호주타자들은 1월에 리그를 마쳐 선수들의 실전감각이 그대로 살아있었다.
한국은 1회 대회 4강, 2회 준우승의 우등성적을 낸 것도 투수들의 힘이 컸다. 이후 세대교체에 실패하면서 대회전부터 제기된 투수력의 약점이 그대로 드러났다. 첫 경기부터 한국야구는 커다란 난제를 안았다. 한국 마운드는 9일 최강타선으로 꼽히는 일본타선을 상대한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