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 역전 찬스에서 결정적인 주심의 볼 판정 하나가 아쉬웠다.
한국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 B조 첫 경기 호주와의 경기에서 7-8로 패배했다. 8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호주전 패배로 8강행에 비상등이 켜졌다.
초반 호주 투수들을 공략하는데 애를 먹었고, 중반에는 불펜이 3점 홈런 2방을 얻어맞으며 역전을 허용했다. 8회 맹추격했으나 뒤집지 못했다.
호주는 선발 투수로 좌완 잭 오로클린을 내세웠다. 이강철 감독은 "다른 좌완 투수로 예상했고, 오로클린은 가능성을 적게 봤다"고 말할 정도로 깜짝 카드였다.
데이브 닐슨 호주 감독은 오로클린을 선발 투수로 밝히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의 젊은 좌완이다. 오로클린에게 매우 중요한 순간이 될 것이다. 그가 한국전에 어떻게 던질지 매우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오로클린은 2이닝 퍼펙트 투구로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그런데 빠른 타이밍에 투수를 교체했다. 3회 호주는 선발 오로클린에 이어 2번째는 우완 투수 미치 넌본이 나왔다. 4회까지 무실점으로 이어 던졌다.
호주에는 오로클린 외에도 좌완 투수들이 많다. 블레이크 타운젠드(시애틀 매리너스 마이너리그), 존 케네디, 스티브 켄트, 대니얼 맥그래프(이상 멜버른), 윌리엄 셰리프(퍼스)도 왼손 투수다. 이들은 경기 중반부터 모두 등판했다.
5회 1사 1,2루에서 2번째 좌완 래클리프가 올라와 최정을 삼진으로 처리했다. 양의지에게 체인지업 실투로 역전 3점 홈런을 맞았지만 1⅓이닝은 책임졌다. 3번째 좌완 케네디는 6회 2사 2루 실점 위기에서 나와 좌타자 김현수를 투수 땅볼로 처리하고 임무를 마쳤다.
한국은 7회와 8회 3점 홈런을 연거푸 맞았다. 그래도 역전 기회는 있었다. 4번째와 5번째 좌완 투수가 흔들려 한국은 추격 기회를 잡았다. 7회 2사 1루에서 등판한 좌완 켄트는 좌타자 나성범을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8-3으로 앞선 8회 켄트는 에드먼, 김하성 상대로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이정후 상대로도 2볼이 되자 좌완 셰리프로 교체됐다. 셰리프는 볼넷, 밀어내기 볼넷, 1루수 땅볼, 사구, 2루수 땅볼로 흔들리며 8-7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호주 불펜진이 8회에만 5볼넷 1사구로 흔들린 덕분이었다.
8-5로 앞선 무사 만루, 김현수는 초구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존 높은 쪽으로 떨어졌다. 그런데 주심은 스트라이크를 선언했다. 김현수는 화들짝 놀라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볼이 스트라이크로 판정됐다는 표정. 2구째 헛스윙, 3구째 1루수 땅볼을 친 김현수는 홈플레이트 앞으로 지나오며 주심을 향해 레이저 눈으로 쳐다봤다. 초구 스트라이크 판정이 카운트 싸움에 절대적으로 불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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