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이 최악의 시나리오에 빠졌다.
한국은 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호주와의 1라운드 B조 첫 경기에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1패를 안고 일본과 맞붙게 됐다.
이강철 감독은 "우리가 중요한 것은 첫 경기를 이기고 나야, 한일전 편하게 들어갈 수 있다. (한일전) 다음날 휴식일이라 올인할 수 있는 투수력은 올인하겠다. 호주전을 여유있게 이기면 투수를 최대한 세이브해서 일본전에 올인하겠다"고 말했다.
경기 중반까지는 계획대로 되는 듯 했다. 초반 호주에 0-2로 끌려갔으나 5회 양의지의 역전 스리런 홈런이 터져 3-2로 뒤집었다.
선발 고영표가 2실점은 했으나 5회 1아웃까지 끌고 갔다. 이어 평가전에서 좋은 투구를 보인 원태인이 1.1이닝 무실점으로 6회 2사까지 책임졌다. 정철원에게 1아웃을 맡겨 이닝을 효과적으로 끝냈다.
이어 7회 소형준을 불펜으로 올렸다. 그런데 사구, 안타로 무사 1,2루 위기에 몰리며 살짝 꼬였다. 희생번트로 1사 2,3루에서 김원중으로 투수가 교체됐다.
앞서 김원중은 2차례 평가전에서 오릭스전 ⅔이닝 무실점, 한신전 1이닝 무실점으로 좋았다. 오릭스전에서는 1사 3루 위기를 실점없이 막고, 한신전에서는 무사 만루에서 병살타, 삼진으로 단 1점만 내줬다.
그러나 김원중은 1사 2,3루에서 첫 타자 알렉스 홀을 삼진으로 잡았으나, 두 번째 타자 로비 글렌디닝에게 역전 스리런 홈런을 얻어맞았다. 체인지업이 실투로 한가운데 높게 몰렸다.
이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일본전 선발 투수를 묻는 일본 기자의 질문에 "일본처럼 좋은 선발이 있으면 발표하는데, 우리는 선발이 없어서 발표를 못 한다. 감추려는 것이 아니다. 오늘 경기(호주전) 결과 따라서 정하려고 생각한다. 감추려는 의미로 말 안하는 것은 아니다"고 재차 말하며 "일단 오늘 경기에 집중해야 한다. 이길 수 있으면 오늘 투수를 다 쓸 생각이라, 내일 선발은 정해놓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호주 상대로 불펜 총력전을 하고도 패배, 10일 일본과의 경기는 더욱 부담이 된다. 벼랑 끝에 몰린 기분이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