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스 앞 아찔한 충돌, 동료 살린 포옹 플레이…파나마 승리만큼 빛났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3.03.09 09: 04

하마터면 크게 다칠 뻔한 동료를 구했다. 파나마 외야수 호세 라모스(22)의 플레이가 승리만큼 감동을 안겼다. 
파나마는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대만 타이중 인터컨티넨탈 베이스볼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A조 조별리그 첫 경기 대만전에서 12-5로 승리했다. 지난 2006년(3패), 2009년(2패) WBC에서 모두 패했던 파나마의 대회 첫 승리. 
대만은 홈 어드밴티지로 1만5540명 만원 관중의 열광적인 응원을 받았지만 파나마의 견고한 야구를 뚫지 못했다. 장단 14안타를 폭발한 파나마는 유격수 루벤 테하다를 중심으로 안정된 수비력으로 대만을 공수에서 압도했다. 

[사진] 파나마 외야수 호세 라모스, 앨런 코르도바, 조니 산토스(왼쪽부터)가 대만전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날 경기 소식을 다룬 MLB.com도 ‘파나마가 빛을 발한 곳은 수비였다. 테하다가 유격수 자리에서 눈부셨다’며 5회 우익수 루이스 카스티요(34)의 점프 캐치를 이날 밤과 이번 대회에서 지금까지 가장 큰 캐치였다’고 조명했다. 
대만이 0-5로 뒤진 5회. 선두타자 정쭝저가 우중간 펜스 앞 워닝 트랙까지 향하는 깊숙한 타구를 날렸고, 파나마 우익수 카스티요가 쫓아가 팔을 쭉 내밀어 점프 캐치했다. 이 과정에서 동선이 겹친 중견수 라모스와 충돌하면서 카스티요의 몸이 뒤로 기울었다. 
허리부터 머리까지 땅에 떨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 찰나의 순간에 라모스가 기지를 발휘했다. 충돌한 카스티요를 두 팔로 껴안고 받치면서 땅에 떨어질 때 충격을 완화한 것이다. 이어 라모스는 혹시 카스티요가 공을 놓쳤을까 주변을 살피는 후속 플레이도 잊지 않았다. 
[사진] 파나마 호세 라모스가 6회 득점 후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카스티요는 충돌에도 불구하고 공을 글러브에서 빠뜨리지 않았고, 타자 정중쩌는 그 사이 홈까지 내달렸지만 캐치가 된 것을 확인한 뒤 아쉬움을 금치 못했다. 충돌한 두 선수 모두 부상 없이 경기를 이어갔다. 
경기 후 루이스 오티즈 파나마 감독은 “정말 멋진 캐치였다”며 공을 캐치한 우익수 카스티요에 대해 “그는 훌륭한 야구 선수이자 외야수다. 예전에는 중견수였지만 지금은 조금 나이가 들었다. 정말 대단한 플레이였다”고 칭찬했다. 이어 “우리는 수비가 되는 팀이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진] 파나마 선수들이 대만전 승리 후 기뻐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현지 시간으로 경기는 이날 밤 11시13분에 끝났다. 파나마는 9일 12시 정오에 같은 장소에서 네덜란드를 상대한다. 경기 종료 후 13시간도 지나지 않아 곧바로 경기를 치르는 강행군 속에 파나마가 대만전 승리 기운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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