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모습 보여줘”…태도 논란→대표팀 키플레이어로, 코리안특급도 응원한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3.09 09: 30

더 이상의 태도 논란은 없다. 도쿄올림픽과 지난해 정규시즌을 통해 한층 성숙해진 강백호(24)가 2023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명예회복을 노린다. 2년 전 태도를 지적했던 ‘코리안특급’ 박찬호 KBS 해설위원도 그의 선전을 기원했다. 
강백호는 지난 2021년 여름 도쿄올림픽에서 그야말로 악몽과 같은 시간을 보냈다. 도미니카공화국과의 동메달결정전에서 6-10으로 뒤진 8회 껌을 질겅질겅 씹고 있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잡히며 태도 논란에 휩싸였다. 당시 박찬호 해설위원이 “이런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 더 파이팅을 외쳐야 한다”고 일침을 가하며 논란이 일파만파로 커졌고, 강백호는 귀국 후 “충분히 질타 받을 행동이었다. 앞으로 사람으로 인정받겠다”라고 공식 사과했다. 
2022년에는 두 차례의 큰 부상으로 천재타자의 자존심을 제대로 구겼다. 62경기 타율 2할4푼5리 6홈런 29타점의 커리어 로우를 쓰면서 연봉이 5억5000만 원에서 2억9000만 원으로 47.3% 삭감됐다. 강백호는 구단의 연봉 계약 제시에 납득하지 못하다가 스프링캠프 출국 직전 도장을 찍었다. 입단과 함께 이정후(키움)와 어깨를 나란히 했던 천재타자에게 지난 2년은 좌절과 배움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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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백호는 2월 미국 애리조나 전지훈련부터 독기를 품고 WBC와 2023시즌 준비에 나섰다. 남들보다 일찍 경기장에 출근하는 건 기본이고, 옆 구장에서 훈련 중인 KT 구단에 양해를 구해 김강 타격코치와 간이 데이터미팅을 진행하며 약점을 차근차근 보완했다. 그 결과 미국 연습경기에서 장외포를 비롯해 홈런 두 방을 때려냈고, 일본으로 이동해서도 오릭스, 한신을 만나 모두 안타를 신고했다. 강백호는 대표팀 내 타격감이 좋은 선수로 분류되고 있다.
대표팀 이강철 감독이 박찬호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3.02.17 /jpnews@osen.co.kr
달라진 강백호의 모습에 2년 전 태도를 지적했던 박찬호 위원 또한 특별한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KBS스포츠 공식 유튜뷰 채널에 따르면 박찬호 위원은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 믹스트존에서 강백호를 만나 “일본 선수들이 너를 제일 경계한대. 넌 그런 사람이야. 성숙한 모습 보여주고. 파이팅”이라고 후배를 격려했다. 이에 강백호는 고개를 꾸벅 숙이며 야구계 대선배의 응원에 감사를 표했다. 
국민타자 출신 이승엽 두산 감독 또한 대회의 키플레이어로 강백호를 언급했다. 이 감독은 “지난해 부진으로 연봉이 많이 깎였는데 이번 겨울 준비를 굉장히 많이 한 모습이다. 독기를 품으면 사람이 달라질 수 있다”라며 “중장거리 타자인 이정후와 달리 강백호는 언제든 홈런을 칠 수 있다. 도쿄돔은 스윙 스팟에 맞으면 넘어간다. 정확도만 신경 쓰면 좋은 타구가 나올 것이다. 우리나라 야구를 위해 강백호가 활약을 해줬으면 한다”라는 바람을 남겼다. 
이강철호는 9일 오후 12시 일본 도쿄돔에서 호주와 대망의 WBC 본선 첫 경기를 치른다. 코리안특급과 국민타자의 응원을 동시에 받은 강백호가 달라진 모습으로 대표팀의 승리에 기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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